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2030년 전기차 100% 보급을 위해 파격적인 대책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인용 홈충전기 보조금 400만원이 지원되고 도내 공영주차장‧대형마트‧주요관광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나아가 하반기 전기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업그레이드 교체비용이 지원될 뿐만 아니라, 충전기 전기 기본요금을 내년까지 50% 감면하고 제주도가 관리하는 충전기에 대해선 내년까지 한시적 무료로 운영된다.
제주도는 7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기차 보급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지원정책 확대 내용을 살펴보면 ▲전기차 구매 보조금‧완속충전기 설치 지원 ▲세제지원(개별소비세 200만원 한도, 교육세 60만원 한도, 취득세 140만원 한도) ▲공영주차장 요금 50% 감면 ▲충전기 사용 전기 기본요금 50% 감면(2017년까지) ▲공공기관 전기차 요일제 제외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세제지원의 경우 조례개정을 통해 모든 전기차의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없애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까지 구입하는 전기차 구매자에 한해서는 전기차 주행거리가 대폭 업그레이드된 배터리 교체비용을 1회에 한해 일부 제작사에서 지원키로 했다.
민간‧공공보급 확대를 위한 충전기 인프라 확대도 이뤄진다. 제주도는 올해 급속 168기 등 총 230기의 충전기를 주요 도로변‧관광지‧공공기관‧마을회‧공동주책 등에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주택과 인근 공영주차장에 급속충전기와 이동형 충전기, 대규모 공동주택별 충전스테이션 등을 설치 지원하는 한편, 충전기가 설치된 공동주택에는 태양광 설치비 지원과 전기차 이용에 따른 탄소포인트 혜택 등 우선지원 정책을 펼 예정이다.
정부에서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현행 1200만원에서 200만원 늘어난 1400만원으로 확대하고 제주도 내 2km당 충전기를 1기씩 구축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원도심을 전기차 특화마을로 조성하고 초소형 전기자, 전기 이륜차 등 보급차종을 다양화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수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제주도, 전기차 100% 보급 '박차'..소비자들 고개는 '갸우뚱'
렌터카와 택시등 사업(영업)용 차량에 대한 전기차 보급대책도 나왔다. 제주도는 도내 등록된 93개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2000대 이상 보급을 목표로 잡았다. 택시의 경우는 전기차 100대 보급이 목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전기렌터카·전기 택시 등에 일반 전기승용차와 동등한 보조금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전기차 자동차 대여사업 기준도 기존 100대에서 60대로 완화한다.
택시의 경우, 노후택시 교체사업비 등을 포함해 대당 3000만원(충전기 400만원 포함)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 제작사의 특별보급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관광호텔과 리조트, 펜션 등 관광사업자에게 전기차 우선구매를 권장하고 구입비에 대해서는 제주관광진흥기금을 통한 저리융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제주도의 전기차에 대한 혜택은 어디까지나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제도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영철 제주도에너지산업과장은 “내년 전기차 기반이 조성되고 2만대가 보급되면 제도개선 등은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며 “오는 2018년 전기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는 만큼 보조금도 해마다 다르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의 액수에 대해선 “전년보다 같을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지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한 내연기관 차량 운행 운전자들의 반응은 ‘긴가민가’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알겠지만 전기차를 사야할 필요성은 아직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중형차를 소유하고 있는 이 모씨(여‧회사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기차의 성능이 아직까지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만큼 높지 않고 충전도 번거롭다”며 “지원도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성급하게 전기차로 바꾸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SUV를 운행 중인 강 모씨(남‧건설업)도 “전기차의 성능이 해가 갈수록 좋아질텐데 단순히 지원이 좋다고 해서 당장 전기차 구입에 수천만원을 지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