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강원도 횡성 한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숨진 16세 소녀와 사건 전날 성관계를 한 고교생 3명이 구속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임성철 판사는 숨진 A양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도해 성관계를 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B군(17) 등 3명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임 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구속 영장이 발부된 B군 등은 원주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의 초교 1년 선배인 B군과 그의 친구 C군(17)은 지난달 16일 오후 4시30분쯤 A양을 만나 횡성 한 음식점에서 저녁을 겸해 술을 마신 뒤 인적이 드문 농로로 데리고 가 차례로 성관계를 맺었다.

D군(17)도 B군에게 '너도 하려면 ○○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농로 인근 풀숲에서 A양과 성관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성관계 당시 폭력이나 강압은 없었지만, B군 등이 성관계를 사전에 모의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A양을 데려가 성관계한 점 등은 위력에 의한 미성년자 간음이라고 보고 있다.

이후 A양은 자신의 집으로 가지 못하고 D군의 아파트로 갔고, 다음날인 17일 오전 5시15분쯤 D군의 아파트 작은 방 창문으로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숨진 A양을 검안한 결과 정액 반응이 나타나자 성폭력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국과수 부검 결과 숨진 A양의 몸속에서 C군과 D군의 DNA가 검출됐다.

현재 B군 등은 A양과의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지만, 폭행이나 강압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