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제조업체들이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중량조절과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동안 국내 제과시장은 수입과자가 판세를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관세 역차별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실상 소비자들은 수입과자에 비해 떨어지는 맛과 적은 양을 이유로 들었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전체 과자 수입액은 2013년 4억3630만 달러에서 지난해 4억 8678만 달러로 11% 이상 증가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15.7%에 달할 정도다.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수입과자를 취급하는 전문점도 늘어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과자전문점은 약 600여개. 개인점포 위주였던 전문점의 프랜차이즈화가 가속화되면서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위생과 엉터리 성분표시에도 소비자들이 수입과자의 손을 들어주는 셈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적합한 기름을 사용한 수입과자 7종과 곰팡이 독소류 등 비허용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 13종을 적발했다. 올 3월부터 6월까지 회수와 판매중지 처분을 내린 88건 중에서도 31%가 수입과자였다.
반대로 국내 제과시장 규모는 줄어들었다. 2009년 3조5878억원이었던 시장은 2011년 4조6971억원으로 신장했지만 수입과자의 유입과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4년 3조 9249억원으로 16.4% 급락했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국산과자에서 수입과자로 옮겨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허니버터칩 열풍에 이어 올 초 바나나맛 트렌드로 인해 관련제품 매출이 상당부분 신장되는 효과가 있었다. 트렌드 열풍은 해당제품 외에 오리지널 제품의 매출까지 끌어올렸지만 제과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웠다고는 보기 어렵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박(29세)모씨는 “어릴 적 먹던 과자를 사곤 했지만 가격도 오르고 양도 줄어 최근 손대기가 어렵다”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수입과자전문점에서 와사비과자 정도를 구입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과업계에서는 시장축소와 상대적 부침의 이유를 관세에 의한 가격경쟁력 약화로 꼽았다. 수입과자는 제과류로 한 번의 관세만 적용되지만,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해 제조하는 국산과자의 경우 각각 관세가 적용돼 제조단가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기에 광고비와 인건비, 판관비 등이 더해지면서 사실상 가격으로는 수입과자와 경쟁하기는 어렵다”면서 “브랜드화를 통한 프리미엄 과자들과 신제품, 중량 증가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