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뻔한 청춘 사극에 비치는 ‘박보검’이라는 한 줄기 빛

‘구르미 그린 달빛’ 뻔한 청춘 사극에 비치는 ‘박보검’이라는 한 줄기 빛

기사승인 2016-08-18 17:34:39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월화드라마 전쟁의 막이 올랐다. 칼을 먼저 빼든 건 KBS다.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와 맞대결을 준비하는 KBS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를 한 발 먼저 열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첫 방송 날짜도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보다 한 주 이른 오는 22일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첫 공개된 ‘구르미 그린 달빛’의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로맨틱 코미디의 경쾌한 느낌과 왕의 궁궐 정치와 관련된 묵직한 느낌이 동시에 담겼다. 조선시대 청춘들의 로맨스와 성장이야기를 담았다는 홍보 문구와 달리, 드라마는 생각보다 정치에 대한 분량이 많은 모습이었다.

연출을 맡은 김성윤 PD는 드라마의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즐겁게 봐주셨으면 하는 게 메시지”라며 “거창한 메타포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군주는 이래야 한다’는 기존의 방식 대신 시청자들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감정들이 담겼으면 하고 바랐다. 그래서 정치적인 메시지보다는 이영의 모성애, 부성애에 대한 내용을 감정이입 하기 쉽게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행사장 입구부터 진을 치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수많은 팬들이 눈에 띄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의 숫자도 평소보다 많았다. 배우 박보검이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올해 초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맡은 최택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박보검의 차기작이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응답하라’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흥행에 실패한다는 저주를 깰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이날 박보검은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것에 대해 “처음 캐스팅됐을 때는 감사하면서도 부담감이 컸다”며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있었다. 이 작품을 내가 다 이끌어나가야 하고 관심과 기대가 큰 상황에서 ‘잘할 수 있을까’,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니 나 혼자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아니더라”라며 “감독님, 작가님을 비롯한 스태프 분들, 유정, 진영, 수빈, 동연, 조연 배우들까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그 생각으로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부담감 없이 연기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전에 맡았던 착하고 순한 이미지와 달리, 소리를 지르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연기가 눈에 띄었다. 사극 첫 출연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끔 자연스러운 대사 소화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보검은 “사극을 꼭 해보고 싶었다”며 “대본을 받았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고, 작품을 하겠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생각할수록 내가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극을 찍으며 어려웠던 점은 무더위였다”며 “어떤 팬이 ‘마지막에 한복을 벗을 때 아쉽고 서운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남겨줬다. 그 메시지를 보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이후에는 덥다고 힘들어하거나 지치지 않았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몰래 궁궐에 입성한 남장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왕세자라는 진부한 설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약점이다. 또 혜리와 류준열에 이어 박보검에게도 ‘응답하라의 저주’가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박보검은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 자체가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박보검은 “‘응답하라’ 시리즈는 배우들의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축복 같은 작품”이라며 “최근에 방송된 혜리와 준열 형의 작품이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흥망성쇠를 떠나 새로운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고, 또 다른 기대를 갖게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조선시대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 사극 ‘구르기 그린 달빛’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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