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가성비와 극대화된 편의성을 요구하는 소비문화에 커피시장이 바뀌고 있다.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에 주춤하던 가공커피시장이 즉석커피제품 선전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은 생두와 원두, 조제품을 수입하는 수입시장과, 원두커피, 인스턴트커피, 커피음료 등의 소비시장으로 나뉜다.
이 중 국내 커피소비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1년 약 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700억원으로 35.32% 급등했다. 2조5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커피전문점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두커피와 믹스커피, 즉석커피 등이 차지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커피 소비량도 늘어났다. 1990년대 연간 약 1.2㎏였던 소비량은 2000년대 이후 급증해 2014년 연간 3.84㎏를 기록했다. 1인당 연간 384잔의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주요 소비층인 20세 이상 성인으로 한정했을 경우에는 592잔에 이른다.
♢ 커피믹스에서 컵커피로
가공커피시장의 강자는 단연 믹스커피였다. 저렴한 가격과 어디서든 쉽게 마실 수 있는 편의성이 강점이었다. 믹스커피는 2012년 1조2389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늘어난 즉석커피음료와 원두커피 등에 밀려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결국 지난해 9700억원을 기록, 1조원대가 무너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커피소비가 늘고 생활방식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즐기려는 소비자의 요구가 시장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또 가성비·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와 ‘당’에 대한 거부감이 늘면서 단 맛이 주된 믹스커피보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RTD 커피시장이 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즉석음료시장의 규모는 1조1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 성장했다. 이 중 캔커피는 4% 줄어든 3127억원을 기록했지만, 컵커피는 같은 기간 9% 성장한 3546억원으로 시장상승분에 두 배 가까이 신장했다.
업계관계자는 “원두를 내려먹는 커피는 물론 믹스커피마저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면서 “구입 후 바로 마실 수 있는 RTD 제품들이 선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가성비’ 맞춘 대용량 제품 봇물
초기 컵커피 시장을 선점한 것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었다. 양 사는 2010년 기준 75%에 달하는 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했다.
흐름이 300㎖ 이상 대용량으로 바뀐 것은 지난해 6월 일동후디스가 앤업카페를 선보이면서부터다. 가성비 소비문화에 들어맞은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1000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동원F&B와 남양유업이 300㎖ 커피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3월 한국야쿠르트는 콜드브루 방식을 적용한 270㎖ 제품을 선보였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용량을 더 늘린 325㎖ 제품을 선보였다.
후발주자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거창 생산공장에 60여억원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300㎖ 대용량 커피제조가 가능한 설비를 도입했다. 서울우유는 그동안 250㎖ 컵커피 4종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내놓고 있었다.
업계관계자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대용량 제품과 맛에 중점을 둔 컵커피 출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