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부산)] “일상에 지친 누군가가 아름다운 경관에 둘러싸인다면 매우 기분 좋은 경험을 할 것이다. 이것이 VR의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설득력 있게 구현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런 환경엔 온도나 후각도 꽤 중요하지만, VR을 체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그래서 VR게임 개발자들은 청아한 분위기보다 어둡고 습기가 있는 지하실 분위기를 더 선호한다. VR게임에 호러물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토미 팜 리솔루션 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18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국제 게임 컨퍼런스에서 VR게임의 최근 동향과 개발자들의 선호도 등을 전했다.
팜 최고경영자는 “처음 VR을 접하는 이들은 360도를 더 멋지게 느끼겠지만, VR을 오랜 시간 접한 유저들은 120도를 더 선호한다”면서 “사무실에선 회전의자를 주로 쓰지만, VR을 이용하는 곳이 대부분 집이나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쇼파나 침대에 앉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120도가 더 좋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360도보다 120도 디스플레이 구현이 더 쉬울 거란 평가와 달리, 디자이너들은 120도 디스플레이 개발에 더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저들의 선호도에 따라 120도 디스플레이를 구상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오히려 360도보다 120도 디스플레이를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이 기술은 축약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VR기술이 게임계에 혁신을 가지고 왔다면서 “가상현실에서 오감을 속여 다른 곳에 있다고 속이는 건 어렵지 않다. 보는 것, 듣는 것을 통해 다른 세계의 경험을 하고 있다고 80% 이상 속일 수 있다. 그만큼 게임엔진의 기술적인 진보는 보는 것과 듣는 것을 매우 현실에 근접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VR세계를 현실과 완전히 동일시하기에는 아직 기술적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촉감, 미각과 같은 감각 구현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물체에 대한 느낌을 동일시해야 하는데 그에는 정말로 세밀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동기화’는 멀지 않은 미래에 찾아올 것이라면서 “이미 VR기기와 함께 터치 컨트롤이 일부 보급되고 있다. 몸이 느끼는 감각에 대해 더욱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이뤄질 것이고, 앞으로는 기기 사용 중에 자신의 손을 보고, 영상과 동일한 감각을 느끼는 시대가 오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근래에 국제적인 IT기업들이 VR기기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 VR시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면서 “각기 다른 기기들은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고, 이는 세계 IT시장에 큰 놀라움과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팜 CEO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더 큰 난관이라고 내다봤다. 아무리 좋은 기기가 부지기수 개발돼도 콘텐츠가 풍성하지 않으면 아무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기기를 사면 즐길 콘텐츠가 많다는 인상을 받기에는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PC·콘솔용 VR의 경우 모바일 VR보다 프로세싱 파워가 200배 가까이 높다. 더 정교한 기술 구현이 가능한 것”이라면서도 “휴대성에 있어서 모바일 VR은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있다. 가격도 더 저렴한데, 이러한 캐주얼성은 매스마켓 디바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흔히 VR 사용에 뒤따르는 ‘어지럼증’에 대해서는 “VR 이용에 필요한 교육을 사용자에게 좀 더 하면 나아질 거라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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