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 몸살 앓는 주류업계

얼어붙은 소비심리… 몸살 앓는 주류업계

기사승인 2016-12-01 17:07:50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소비심리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보다 낮아질 정도로 얼어붙으면서 주류업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과일소주 열풍이 사그러들고 여기에 부정청탁법과 최순실 게이트 등 시국 문제에 휩쓸리면서 내년 성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3분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 줄었다. 롯데주류도 같은 기간 89.7%나 줄어든 22억원을 기록했다. 과일소주로 단 맛을 봤던 무학도 매출 642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4%, 23.4% 줄었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저도주 열풍이 사그러들고 수입맥주의 득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기준 전체 소주 판매량에서 과일 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여름 8.2%나 됐다. 하지만 점차 줄어 올 41.2%까지 주저앉았다. 이른 더위 탓에 다소 판매량이 늘어 3.7%까지 회복했지만 지난달 1.8% 수준에 머물고 있다.

4분기는 물론 내년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일소주 인기가 사그라들어 마땅한 성장동력이 없는데다 부정청탁금지법과 최순실 게이트 등 시국이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81월부터는 수입맥주의 관세가 0%로 철폐되고 7월부터는 유럽맥주도 관세가 없어진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주류업계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전달보다 6.1 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수치인 98.8보다도 낮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9월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식료품 등 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주류는 물론 시장 전체의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이다.

주류업계에서는 시장분위기를 개선하고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꺼내고 있다.

롯데주류는 올 들어 수입와인을 제외하고 총 14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주종도 과실주, 증류식 소주, 탄산주, 위스키 등 9종이다.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순하리 등 기존 베이스 제품에 맛을 조금씩 변경하는 정도에 그쳤던 행보를 봤을 때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롯데주류는 지난 5월 출시한 대장부에 알코올 도수를 낮춘 대장부 21’을 선보였다. 저도 트렌드에 맞춰 도수를 낮춘 뒤 확대 출시한 셈이다. 대장부 21은 롯데주류가 증류 소주의 대중화를 위해 도수를 내리고 360용량 녹색공용소주병에 담아 가격을 낮췄다.

바나나 열풍 이후 마땅한 대책이 없었던 국순당도 국순당 여주명가와 합작해 증류소주 려()’를 선보였다. 지난 8월 추석용 선물세트로 100% 고구마 증류소주 려 40도와 25도 등 500용량제품만 출시한 바 있다. 확대 출시된 증류소주 려 375는 한식 전문 식당, 우리술 전문 주점, 고급 한정식 등 프리미엄 업소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일품진로외에도 참나무통 맑은이슬제품 출시를 검토 중이며 특허청에 상표와 라벨 등록을 마친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996년 참나무통 숙성원액으로 만든 25도 프리미엄 소주 참나무통 맑은소주를 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를 둘러싼 여러 정황이 좋지 않다보니 4분기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면서 과일소주 이후 새로운 수요층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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