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식용유 대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가격상승요인과 미·중 무역마찰 등 악재가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와 롯데푸드는 지난해 말부터 대두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업소용 식용유 가격을 7~9%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이달 중 업소용 식용류 가격을 7~8% 인상할 예정이다.
가격인상에 따라 업소용으로 사용되는 식용유 18ℓ 한 통 가격이 2만5000원대로 2000원 가량 오르게 된다.
가격인상의 가장 큰 요인은 수입되는 대두 가격 상승과 생산량 감소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수출가격(FOB) 역시 지난해 7월 기준 5월 353달러에서 426달러로 올랐다. 전 세계 곡물 가격 표준인 시카고 상품거래소 대두 선물도 올라 부셸당 1009센트를 기록했다. 대두의 경우 미국산이 브라질산보다 평균 5~7%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대두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아르헨티나에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하면서 대두 생산량이 25% 가까이 급감하고 품질이 저하됐다. 물을 먹은 대두 경우 별도 공정을 거쳐야 기존 대두유로 생산 가능해 비용이 추가된다. 여기에 브라질 역시 지난해 가뭄으로 생산량이 소폭 감소한 상태다.
국내 식용유 제조업체의 경우 자사 내규에 따라 미국산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의 대두와 대두유를 각각 절반 정도의 비율로 수입해 제조·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아르헨티나 작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세계 시장 수요가 미국 등에 집중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연재해 외에 정치적인 악재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대두의 양은 약 8700만톤으로 미국이 수출하는 전체 대두의 60% 가량을 소비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자국 무역 보호를 강조해 중국과의 무역마찰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의 대(對) 중국 대두 수출이 중단되거나 축소된다면 소비 수요가 남미에 몰려 추가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산 콩을 사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나라의 콩 자급률은 지난해 기준 32%에 달하지만 수입되는 콩에 비해 가격이 높아 현재의 가격을 맞추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가격 인상과 생산량 감소 외에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에 얽혀 한동안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용량이 많아지는 설 대목에 맞물려 실질적으로 식용유를 사용하는 가공제품의 경우 가격상승분이 반영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인상폭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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