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싱글라이더' 공효진 "하정우 섭외? 시나리오 별로였으면 출연 안 해"

[쿠키인터뷰] '싱글라이더' 공효진 "하정우 섭외? 시나리오 별로였으면 출연 안 해"

기사승인 2017-02-24 07:00:00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공효진은 최근 가장 바쁜 배우 중 하나다. ‘질투의 화신’으로 사랑받은 직후 바로 주연 영화 ‘미씽’을 개봉했고, 이제 다시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눈코 뜰 새도 없을 것 같은 일정이다. 최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공효진은 “사실 ‘싱글라이더’는 가볍게 생각하고 찍었다”며 웃었다. 

“‘싱글라이더’ 섭외는 사실 하정우 씨가 제게 건넸어요. 하정우 씨가 투자한 영화기도 했는데, 시나리오가 좋았죠. 시간이 될까? 생각했는데 ‘질투의 화신’ 촬영 직전에 딱 시간이 맞더라고요. 호주에서 한 달 하고도 보름 정도를 찍었어요. 워낙 기간이 짧아서 제게는 신기루처럼 남았고, 잊어버리고 있었죠.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니까 여운이 굉장히 많이 남더라고요.”

공효진은 “절친한 하정우가 섭외했다 해도 시나리오가 좋지 않았다면 출연을 결정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정, 그리고 반전을 본 이후의 후유증 같은 것들이 공효진에게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자신이 맡은 수진 역할에 대해 ‘와, 나쁘다’라고 생각하다가도 다음 순간 ‘그게 왜 나빠?’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하고 있는 자신을 봤다고 공효진은 말했다.

“재미있는 건 보신 분들도 제가 맡은 수진에 대해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는 거예요. 제가 느꼈던 것들과 관객이 느끼는 것이 100% 같을 순 없지만 감성은 비슷하게 남는다는 게 좋았어요. 저는 이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쩌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이 여운을 전달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적 진심이라는 것이 통하더라고요.”


수진은 공효진이 그간 맡았던 역할 중 가장 ‘보통 사람’ 같은 인물이다. 공효진의 말을 빌자면 전형적인 ‘강남 엄마’. “제가 맡은 캐릭터들은 항상 극적인 상황에 놓여져 있고, ‘전대미문’이라는 말이 붙어있는 여자들이에요. 모자란 것이 많고, 그 모자란 점들이 부각되는 한편 나를 공격하는 것들 때문에 안달복달하는 역할이 많았는데 수진은 아쉬운 것이 하나도 없는 여자죠. 너무 평범하고.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에요.”

여성 감독과는 벌써 다섯 번째 만남이다. 공효진은 이주영 감독을 비롯한 여성 감독의 장점에 관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점”이라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관해 ‘이렇다’고 이야기하면 남자 감독들은 ‘여자들은 그런가?’하고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만, 여성 감독들과는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여자다 보니까 많은 경우의 수를 제시하곤 하세요. 수진이 이렇다, 고 감독님에게 설득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 과정은 때론 어렵고 고민스럽곤 해요. 그렇지만 훨씬 좋은 연기가 나오기 때문에 좋아요. 단순하게 ‘이럴 것 같다’고 생각하며 연기하는 것보다 고민들을 놓고 더 괜찮은 것을 선택해 연기하는 것은 명확하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죠.”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