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최근 리모델링·인테리어 시장은 노후주택 증가와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내 집 꾸미기 열풍을 타고 날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실제 시장에서는 대부분 무자격 인테리어업자들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투명하지 않은 '블랙마켓'(지하경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인테리어 업체 가운데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법이 정한 자격 없이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무자격 인테리어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인테리어 업종등록은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무자격업체가 얼마나 많은지 산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무자격 인테리어업자들이 난립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는 종합적인 시공이 요구되는 인테리어․리모델링 공사에서 금액이 1500만원 미만인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상 경미한 건설공사에 포함돼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사업자도 시공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1인 자영업이거나 소규모 업체 이뤄져 있어 관련법이 규정하는 실내건축공사업 자격증을 받기 위한 최소 요구 자본금 2억원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테리어시장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비용 과다 측정, 계약불이행, 부실시공, 하자분쟁 등의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인테리어·설비 관련 소비자상담은 매년 4000여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피해유형별로 보면 '부실공사로 인한 하자 발생'이 가장 많았고, 이어 다른 자재를 쓰거나 규격이 맞지 않는 '계약내용과 다른 시공', 기술 부족으로 인한 '하자보수 요구사항 미개선', ‘합리적이지 않은 가격’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무자격 인테리어 업체들의 난립은 해묵은 병폐여서 이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인테리어 공사 대금결제 대부분이 현금으로 이뤄지고 있어 리모델링·인테리어 시장은 대표적인 '블랙마켓'이 된지 오래"라며 "이로 인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