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수요 이탈 '실수요'로 재편된 분양시장…'청약 쏠림'은 심화

투기수요 이탈 '실수요'로 재편된 분양시장…'청약 쏠림'은 심화

기사승인 2017-05-16 05: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최근 분양시장이 실제 거주를 원하는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실수요자들이 투자 가치가 있을만한 곳으로만 몰리면서 청약 성적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시장은 단기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가 대부분 사라지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 위주로 완전히 재편됐다.

지난해만 해도 과열 양상을 보이던 분양시장에 투기세력이 대거 이탈한 이유는 1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컸다. 11.3 대책은 입주시점까지 분양권 전매 금지, 서울·세종 등 37개 지역 조정대상지역 지정, 조정대상지역 1순위 자격 강화, 중도금 대출 보증 계약금 상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대부분은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이 과열됐던 청약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데 일정부분 효과를 냈다는 의견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분양시장은 철저하게 실수요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며 "청약조건을 까다롭게 적용하면서 더이상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올리는 등 분양시장에서 매력을 느낄만한 부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약자 중 실수요자 비율이 늘어나면서 실수요자들은 소위 '될 만한 곳'에만 투자하는 청약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요가 많은 서울을 비롯해 아직 청약 관련 규제가 약한 부산, 개발호재가 있는 세종시, 경기도 평택 등의 일부 지방은 청약시장의 열기가 뜨겁지만 충북이나 경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청약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암사'는 평균 12.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특히 전용 59㎡ AB타입의 경우 100대 1에 근접한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우미건설(주)이 시공하는 '부산 북구 '부산만덕5지구 1블록'(민영85초과)'는 전용 114㎡ 단 2가구를 분양했는데 1순위 해당지역에서만 624명이 몰려 평균 3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당시 공약으로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행정수도 완성 등을 내걸면서 수요자들이 몰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말 세종시 3-3생활권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104.8대1에 달했다. 특히 H3블록의 경우 전용 84㎡A형의 경우 세종시 이외 전구에서 청약할 수있는 '기타지역'군은 844대1을 기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반면 수도권이라도 입지에 따라 청약 성적은 확연히 갈렸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북구 미아9-1 재개발 단지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전용면적 99㎡와 115㎡ 형 76가구를 2순위에서 겨우 마감했다. 인천 중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도 대부분의 면적에서 미달이 났다.

경상도 일부 지역과 충청도, 제주 지역 역시 청약률이 뚝 떨어졌다. 특히 수년간 아파트값 고공상승을 기록했던 제주도의 경우 투자자들이 빠지면서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으며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하는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의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 중에서도 꼭 계약할 사람들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중도금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각종 규제들까지 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어 왠만큼 좋은 여건이 아니면 실수요자들을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