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은행과 보험·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이 지난 4년 동안 각종 수수료로 약 60조원을 벌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정부가 3차례에 걸쳐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약 40조원)의 1.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융감독원이 9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보험·카드사의 2013년 이후 수수료 수익은 59조9000억 원이다.
우선 16개 국책·시중·지방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이 2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금감원에 신고한 수수료 항목은 송금, 추심, 방카슈랑스·수익증권 판매, 대여금고, 대출 조기상환, 자동화기기(ATM), 자산유동화, 외환 등 20여 가지다.
은행들은 그동안 해마다 6조3000억∼6조40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는 1조7000억 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6조8000억원이다.
일반인이 자주 이용하는 송금·ATM 수수료는 2011년 대폭 인하됐으나 이후 면제·인하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은행 수익이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송금 수수료 수익은 약 172억원으로 전년(130억원)과 비교해 약 32%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카드사는 가맹점 결제, 보험사는 가계대출 중도상환이 주요 수수료 수익원이다.
전업 카드사들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2013년 7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4년간 거둔 수수료 수익은 32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카드가 1조700억원에서 1조31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업계 1위 신한카드도 같은 기간 1조5600억원에서 1조6400억원으로 증가했다.
보험사 중도상환 수수료 수익도 2013년 492억원에서 지난해 599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1∼5월도 236억원이다. 4년여간 2천446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삼성생명의 중도상환 수수료 수익은 2013년 114억 원에서 지난해 150억 원으로 늘었다. 삼성화재도 같은 기간 66억원에서 92억원으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
박용진 의원은 “은행들 수수료 수익이 높은 만큼, 카드수수료와 보험료뿐 아니라 은행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인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가격 개입 정책을 적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카드사 가맹점수수료와 보험사 실손 의료보험료 인하를 공약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문 대통령이 소비자의 부담 완화와 투명성 강화를 위해 공약한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제도'의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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