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해경이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숨진 경남 창원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법정관리를 막 졸업하고 정상화에 힘쓰고 있던 STX조선해양에 대형악재로 작용한 이번 사고의 충격파는 상당하다.
창원해양경찰서는 원인 불상의 폭발 사고로 4명이 숨진 이 사고의 원인 등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STX조선해양 4안벽에서 건조 중이던 7만4000t급 석유운반선 좌현 RO(슬러지나 폐유 등 선박 잔존유 보관)탱크 안에서 도장 작업 중 발생했다.
사고가 난 장소는 선박 갑판에서 깊이 12m, 가로 3m*세로 5m, 17여㎡ 공간이었다.
작업장은 원형 입구 지름 1m가량으로, 1명씩 오르내릴 수 있는 밀폐된 구조 형태다.
도장 작업 특성상 내부에 가스가 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환기 시설을 갖추고 가스를 외부로 빼내야 한다.
또 불꽃이 점화돼 폭발하지 않도록 방폭 기능을 갖춘 실내등과 정전기 방지복‧신발을 사용하고 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숨진 작업자의 한 지인은 “이번 사고는 전기에 의한 것이 아니면 용접 불티에 의한 폭발 사고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는 화기 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현장 확인 결과 이날 사고가 난 실내에 설치된 방폭 조명등 4개 중 1개가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조명등이 폭발 사고 후에 깨졌는지, 아니면 이 조명등이 깨져 폭발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게 이번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한 관계자는 “만약 폭발 이후 방폭 조명등이 깨진 것이라면 안에 설치돼 있던 4개 조명등이 모두 깨졌어야 하는데, 1개만 깨져 있었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깨진 조명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접안해 있던 선박 내부에서 발생한 점을 감안해 해경에서 수사하고 있다.
창원해경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도 이날 STX조선해양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