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대외경제변수에 따른 자금이탈 사태에 대한 대응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업계 최고의 ROE(자기자본이익률, 21.17%), 투자여력을 갖고 있는 증권사이지만 급격한 자본이탈에 대한 위기 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부채 가운데 높은 투자자 예수금 비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중에서 유동성 비율은 업체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유동성 비율은 대외 리스크에 따른 단기채무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재무비율이다. 증권사의 경우 잔존만기 1개월 및 3개월 이내 단기유동성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유동성비율이 높은 기업일 수록 단기 지급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20대 증권사 가운데 유동성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메리츠종금증권(156.5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영증권(155.67%), 신한금융투자(149.12%), 삼성증권(146.29%)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동성 비율이 110% 이하인 증권사는 SK증권(110.94%), 케이티비투자증권(108.54%), 키움증권(105.14%)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키움증권은 높은 수익력을 내고 있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비율은 현저하게 낮았다.
키움증권은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유동성 비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키움증권의 유동성 비율은 120.9%, 2014년 113.6%, 2015년 117.5%로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해 109.9%로 다시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 105.1%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유동성 비율이 저조한 것은 부채 대비 투자자 예수금 비중이 높아서다. 투자자 예수금이란 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거래계좌에 미리 맡겨두는 돈을 의미한다. 증권거래 통장에 현금으로 증거금을 제외하고 당장 인출이 가능한 돈을 뜻한다.
키움증권의 투자자예수금은 3조4058억6500만원으로 부채 대비 37.25%의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 예수금 비중이 가장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위탁매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다 보니 예수금 비중이 높은 것”이라며 “또한 유동성 비율율이 낮더라도 수익력으로 유동부채를 감당할 수 있다면 단기지급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