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공적연금제도 ‘국민연금’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 인상, 정부재정지출 확대, 평균 퇴직 연령 완화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고령화·저출산 현상의 가속화로 국민연금 기금고갈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에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이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룸에서 개최한 ‘창립 30주년, 공적연금 국제세미나’에서 국민연금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번 세미나는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해외 연금제도 개혁의 성과와 향후 대안 모색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국제노동기구(ILO) 누노 쿠차(Nuno Cunha)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국민연금의 개혁을 위해 ▲ 소득대체율은 40~45% 유지 ▲ 보험료율 상향 ▲ 비효율적인 공무원연금 개혁 ▲고령 노동자를 위한 근로조건 개선 등을 언급했다.
유호선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하거나 혹은 45% 정도까지 상향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내실화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소득대체율이란 직장인의 재직 기간 평균 소득 대비 퇴직 후 받게 되는 연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소득 대체율이 60%라면 평균 소득의 60%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케니치로 카시와세 국제통화기금(IMF) 부국장은 일본의 연금개혁 사례와 경험을 통해 한국의 국민연금 개혁 방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케니치로 카시와세 부국장에 따르면 일본은 근로인구 규모 은퇴자의 기대수명, 임금과 물가상승률 등 거시경제적 요인을 고려해 연금급여 수준을 조정했다.
이어 연금제도 적용범위를 비정규직 노동자로 확대, 노인인구 은퇴연령 연장 등을 통해 과세제도를 개혁했다. 또한 고소득 은퇴자에 대한 기초연금액을 삭감함으로써 정부보조금에 소요되는 재정을 절감했다.
다만 연금재정의 장기지속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춘 개혁은 노인빈곤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즉 연금제도의 기본 취지를 왜곡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독일 브레멘 대학의 칼 힌리(Karl Hinrichs)교수는 “유럽연합 국가들의 공적연금 개혁을 시행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기대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단기간의 연금 개혁은 지양하되 인구고령화에 맞춰 평균 퇴직 연령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는 국제노동기구(ILO)의 누노 쿠차(Nuno Meira Simoes Cunha) 선임연구원, 독일 브레멘 대학의 칼 힌리(Karl Hinrichs)교수, 국제통화기금(IMF)의 케니치로 카시와세(Kenichiro Kashiwase) 부국장 등 해외 선진국의 연금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원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이날 세미나에서 “1987년부터 올해까지 30년 까지 이어온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이 보다 나은 개혁 방안의 길잡이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