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역을 침범해 나포됐다가 귀환한 경북 경주 감포 선적 '391흥진호'(이하 흥진호)에 대한 미스터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6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흥진호 선장 A씨를 수산업법(월선조업)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어획고를 올리기 위해 고의로 한·일 중간수역에서 북한 해역을 침범, 불법 조업한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송환 후 정부 및 포항해경 1~2차 조사 당시 불법 조업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선원 9명의 진술을 토대로 집중 조사한 결과 A씨는 북한 해역에서 불법 조업한 사실을 인정했다.

나포 당시 A씨를 포함해 한국인 선원 7명과 베트남인 선원 3명 등 총 10명이 조업중이었다.

흥진호에는 GPS 플로터(네비게이션 기능) 2대, 선박위치식별장비인 AIS와 V-PASS, 단거리 통신기 VHF 2대, 장거리 통신기 SSB 2대와 위성전화 1대 등이 설치돼 있었다.

출항(10월 16일) 당시 AIS와 통신기(VHF 2대, SSB 2대)는 전원을 모두 끈 것으로 밝혀졌다.

복어를 전문적으로 잡는 흥진호는 울릉도에서 출항 후 10월 17일 한·일 중간수역에서 조업하다 복어가 1마리 밖에 잡히지 않자 18일부터 북동쪽(한·일 중간수역 북서측 끝단)으로 이동했다.

북한 해역으로 갈수록 어군이 많은 것을 확인한 뒤 18일 새벽 5시부터 북한 해역을 침범, 불법 조업을 했다.

A씨는 북한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감행한 10~18일부터 나포되기 전인 20일까지 어업정보통신국에 한·일 중간수역에서 정상 조업한다고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흥진호는 21일 0시 30분께 조업 중 북한 경비정이 싸이렌을 울리며 접근하자 1시간 가량 도주하다 나포됐다.

A씨는 도주 당시 북한 경비정이 충돌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 경황이 없었고 북한 해역에서의 불법 조업 처벌이 두려워 해경이나 어업정보통신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포항해경은 A씨가 나포되기 전까지 GPS 플로터 전원을 끄지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GPS 플로터, V-PASS, AIS 등 장비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한편 포항해경은 실소유자 B씨에 대해서는 위치를 허위 보고해 해경의 직무집행을 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한 혐의 등으로 입건, 조사중이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