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공익재단은 오너 일가 단체(?)… 셀프 장학금·경영권 승계 이용

기업 공익재단은 오너 일가 단체(?)… 셀프 장학금·경영권 승계 이용

기사승인 2018-01-16 05:00:00

#D기업의 창업주는 K씨는 불우한 환경에 있는 성실한 학생들의 학업을 도와 인재를 육성할 목적으로 Y장학회를 설립했다. Y장학회는 1986년 3월 9일 신학기를 맞아 첫 장학금 수여식을 가졌다. 그들은 중학생 5명, 고교생 8명, 대학생 6명 모두 19명이었다. 이후 K씨가 사망한 뒤 아들이 이사장이 됐으며 손자가 이사로 임명됐다. 이후 손자인 이사가 2년에 걸쳐 장학금을 받았다.

사회 공익을 위해 만든 기업들의 공익재단이 오너 개인 및 일가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단체로 악용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공익 및 장학재단을 출연했다. 공익 및 장학재단이란 사회 일반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학자금·장학금 또는 연구비의 보조나 지급, 학술, 자선(慈善)에 관한 사업을 하는 단체를 말한다. 하지만 일부 공익법인이 세금만 감면받고  이 법인을 그룹 경영권 승계 또는 지배에 이용하고 있다.

실제 공익법인에 출연(出捐)하거나 기부한 재산에 대한 상속세·증여세·소득세·법인세 및 지방세는 '조세특례제한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감면할 수 있다. 이에 공익재단을 설립하면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한 부동산임대소득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생전에는 출연자가 재단 이사장을 역임할 수 있고 사후에는 자녀 등이 이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각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도 받을 수 있다.

이런 악용이 일상화 되자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공익법인 운영 실태에 대한 1단계 조사에 착수했다. 1월부터 2단계 조사에 들어간다. 핵심 조사 대상은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57곳에 소속된 공익재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간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세금 부담 없이 편법으로 대기업의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고 말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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