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 최저임금 인상 관련 상생안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룹은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안정 자금 지원을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 올해 상반기 내 전액 집행한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경감을 비롯해 회사 운영 자금 지원 등을 통한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대중소협력재단에 동반성장 투자재원으로 기금을 출연하고 전반적인 운영 방침을 제시하며, 자동차부품진흥재단은 지원 대상 모집 및 선발, 대중소협력재단은 기금 관리 및 집행을 담당한다.
또한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신규 조성,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 시행한다.
'상생펀드'는 2·3차 중소 부품협력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지원은 물론 긴급한 회사 운영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상생협력기금'과 '상생펀드'는 5000곳에 달하는 2·3차 중소 협력사에 특화된 진일보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써,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한 중소 부품협력사들의 경영 부담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1차 협력사들과 납품단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4%나 급등하면서 중소협력업체들의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해 납품단가를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일정 부분 떠안겠다는 것이다.
최저시금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유통업계에서도 이같은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협의회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물품(의무구입 품목)을 13% 줄이고 물품 공급가를 최대 7% 인하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제빵기사 인건비 상승, 최근 가맹점의 수입감소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가맹점이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하는 필수물품을 기존 3100여개에서 2700여개로 약 13% 축소하기로 했다.
필수물품에서 제외된 품목은 설탕, 소금, 과일류 등의 일부 제빵원료들과 냉장고, 냉동고, 트레이, 유산지 등의 장비 및 소모품들로 가맹본부의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적고 가맹점들이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품목들이다.
GS25는 지난해 7월 가맹점주와 협의를 통해 최저수입 보장금액 400억원을 직접 지원하고, 심야시간 운영 점포 전기료 350억원 지원,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에 5000억원을 투자하는 '통큰 상생안'을 내놓았다.
이어 CU의 경우에도 지난해 11월 최저수입 보장 금액을 35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지원 기준을 늘리고, 월 최대 30만원의 폐기지원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점포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들어 1000억원 규모 상생 펀드를 조성하고, 푸드 폐기지원 최대 50% 확대, 상온∙냉장 상품 폐기지원 25% 확대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금액 한도 없는 전기료 50% 지원과 부진 점포 회생 프로그램, 우수 경영주 자녀 채용 우대 등을 실시한다.
미니스톱도 상생안을 발표하며 연 6000만원 한도의 최저수입 보장 규모를 연간 70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5년간 950억원을 투자해 최저수입보장 지원 확대, 매출 부진점 재기 프로그램 운영, 심야매출 저조점 특별장려금 지원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협력사들의 고통 분담을 대기업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이같은 상생안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