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7~8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청약률 107.8%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1조23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조달자금 중 약 82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에 약 4200억원을 친환경·스마트 선박 연구·개발(R&D)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 결과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89.9%에서 78%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업황 회복에 앞서 사업경쟁력 강화 작업을 서두를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주주인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중공업 경영진도 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최근 조선업황 회복에 따른 기대 등에 힘입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도 4월 12일 청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보통주 유상증자 2400만주에 대한 1차 발행가액을 주당 587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총 1조4088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성공적으로 유상증자를 마친 현대중공업과는 달리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중공업의 예정 발행가는 6510원으로 1조5600억원을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 중 972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었다. 또 5910억원은 선박건조를 위한 자재 구매대금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처음부터 삐걱된 셈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1조5000억원에는 미달했지만 자금 운용에는 큰 영향은 없다"면서 "순차입금 기준으로 지난해 말 3조 4000억원에서 올해 연말은 6000억원으로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140%에서 90%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대주주 현대로보틱스가 적극 참여해 유상증자에 성공한 현대중공업과 달리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도 "수주도 많이 했고 앞으로 전망도 밝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에 참여해달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마음으로야 참여해 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성공 여부는 대주주 참여에 달려 있다"며 "현대중공업의 사례처럼 삼성중공업의 경우도 대주주인 삼성전자가 직접 나서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구주주 청약(4월12~13일) 전에 이사회를 열어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