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WTI)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해외펀드는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관련 해외펀드의 수익률도 10~20% 이상 상승했다. 올해 유가 상승 압력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규 투자자들의 모험적인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향후 OPEC(석유수출기구) 생산 증가 동향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릴 수 있기에 신규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 원유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0~20%가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S&P에너지섹터지수(S&P ESSI)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 H)’의 수익률(3개월 기준)은 21.95% 기록했다. 이는 에너지·원유 관련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다.
이어 블랙록월드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은 21.8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는 에너지 관련 국내외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모펀드에 투자한 해외 주식형 펀드다. 모펀드는 자산총액 50% 이상을 블랙록 글로벌 펀드에 속한 하위펀드인 BGF 월드에너지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펀드다.
이밖에 삼성KODEX미국에너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18.89%),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14.88%)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는 6.68% 손실(3개월 기준)을 냈다.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을 낸 것은 ‘NH-아문디 대한민국베스트30증권투자신탁’(4.54%), 교보악사코어증권자투자신탁(4.12%), 하이탑클래스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0.29%) 등이다. 하이탑클래스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의 경우 1개월 기준으로 4.60% 손실을 기록했다.
에너지·유가 관련 해외주식형 펀드가 높은 수익을 낸 것은 국제유가(WTI) 상승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 김훈길 연구원은 “올해 6개월 동안 국제유가(WTI) 상승률이 20%를 넘어섰다”며 “이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생산량 감소)이 1년 이상 지속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위축으로 인한 수급문제가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했고 올해 2분기부터는 이란제재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를 자극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원유 관련 해외주식형 펀드가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반신반의한다. OPEC의 증산(생산 증가) 가능성 때문이다. 실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가 200만배럴/일 증산 요청에 동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7월부터 OPEC의 증산 실현과 사우디의 추가 증산이 현실화되면 현재 유가는 점차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김훈길 연구원도 “OPEC의 증산(생산 증가)이 본격화되고 미국의 산유량 증가가 지속되면서 공급우위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 원유 관련 해외주식 펀드에 대해 기존 투자자들이 굳이 매도할 필요는 없지만 신규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