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봄비가 자주 와서 안심했는데, 7월 한 달도 못가서 세기적인 폭염이 덮쳐서 가뭄과 녹조발생으로 비상이 걸리고 있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평균 800mm보다 1.5배나 많은 1200mm이나, 40%인 480mm는 지하수나 공중증발로 사라지고 나머지 60%인 720mm가 지면에 남지만, 우리나라 국토의 경사(하상계수)가 급하여 380mm나 바다로 휩쓸려 내려가고, 나머지 340mm만 생·공·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면적(남한:10만㎢)을 곱하여 수량으로 환산하면 총수량 1270억톤(소양강댐 44개 저수량)으로서, 40%인 500억톤은 지하로 스며들거나 공중으로 증발되고 60%인 770억톤이 지면에 남지만, 400억톤이나 그냥 바다로 휩쓸려 내려가고 나머지 370억톤만 생·공·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려 1/3이나 되는 강수량을 그냥 바다로 내려 보내고 해마다 가뭄타령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강수량으로 보면 연간 2700톤이지만, 이용가능 수량은 1400톤으로 UN이 정한 물 부족국가 기준 1700톤 보다가 적고, 기후변화로 불과 5~6년 후에는 1000톤 미만으로 줄어들어서 물 기근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가와 지역의 존폐를 걸고 바다로 흘러가는 400억톤의 강수량을 저장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전국의 저수시설은 1만7700개의 댐·저수지 87억톤과 하천수 146억톤과 지하수 17억톤 등 모두 250억톤 정도로 평균 강수량의 20%에 지나지 않는다. 하천급류로 그냥 휩쓸려 내려간 400억톤을 저장하기 위하여 1만7700개 저수지의 4배인 7만개의 저수지가 필요하므로 5만개를 더 만들어야 하며, 전국방방곡곡에 골고루 분포하여 지하수가 균등하게 스며들고 도랑으로 물이 흘러내리면서 자연생태계가 살아나고 하천유지수가 늘어나서 자연유하에 의한 자정작용으로 물이 맑아지면 수질오염과 녹조발생도 얼음 녹듯이 자연적으로 해소가 되는 것이다.
시기적인 강수량 상황을 살펴보면 건기에 해당하는 10월~3월까지 6개월간은 연간 강우량의 15%밖에 내리지 않으며, 우기에 해당하는 4월~9월까지 6개월간에는 전체 강우량의 85%가 집중적으로 내린다. 특히 6월~8월까지 3개월 장마기간에 총강수량의 60%나 한꺼번에 쏟아져서 홍수가 일어나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버린다는 매우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렇게 연평균 강수량은 충분한데도 빗물을 저장하지 않아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를 당할 뿐 만 아니라, 하천수량 감소로 마이크로시스틴 같은 독성녹조가 발생하여 끓여도 마실 수 없는 생명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결론적으로 400억톤의 빗물저장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계해본다. 첫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자연법칙을 전제로 해야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수리시설이 된다. 또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위치에너지가 발생하여 자연적으로 흘러내리면서 하천과 부딪혀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고 자정작용을 하여 저절로 맑아지는 신비한 생명체이다. 그러므로 물은 반드시 산이나 들에 저장해야 맑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둘째, 전 국토에 골고루 지하수가 스며들고 전국의 수많은 임야와 농지에 가뭄을 막을 수 있도록 7만개의 저수시설이 소규모로 분산되어야 한다. 대규모의 댐과 4대강 보의 저수는 농업용수로 공급하기 어렵고 공급범위도 좁다. 들보다 낮아서 양수를 해야 하고, 들에서 멀어서 수로를 건설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다. 거기다가 수질마저 저하되어 용수공급 효과도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70%가 산이므로 산림을 잘 가꾸어서 180억톤에 달하는 숲의 저수효과를 높여야 한다. 지금 산에 낙엽이 쌓여서 빗물이 지하수로 침투하지 못하고 그냥 흘러내리고, 산에 웅덩이나 저수지를 만들지 않아서 400억톤이 그냥 하천급류로 휩쓸려 내려가 버리므로 들에는 가뭄이 오고 하천에는 홍수가 발생하는 것이다. 급하고 쉽게 지하수를 남용하여 지하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도 고려하여, 이제는 자연의 이치에 맞도록 친환경적 치수사업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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