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작품의 미국드라마 ‘루시퍼’입니다. 드라마는 ‘루시퍼 모닝스타’가 지옥에서 탈출하며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기본 줄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루시퍼는 지옥에서 탈출한 후 미국 LA에서 나이트클럽을 운영합니다. 사람들 속에 섞여 살아가던 루시퍼는 사람들이 본인의 의지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을 그만의 방식으로 응원합니다. 그 역시 신이 정해준 운명으로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 칩니다.
루시퍼는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형사 클로이를 만나게 됩니다. 루시퍼는 사람의 눈만 봐도 숨겨진 욕망을 실토토록 할 수 있지만, 클로이이에게만은 이 능력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느 드라마가 그렇듯 클로이의 순수함에 빠져들죠.
이런 와중에 천사 아메나디엘은 아버지의 명을 받들어 루시퍼를 지옥으로 다시 소환하려고 합니다. 루시퍼가 지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는 ‘클로이’ 때문이 큽니다. 그녀를 곁에서 지켜주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죠. 그렇게 지옥의 왕이었던 루시퍼는 점차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루시퍼와 다른 신적인 존재들은 여러 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며 인간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배워가며 교훈을 얻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루시퍼의 형이자 천사인 아메나디엘은 ‘초자아’를 상징합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가 초자아(Super-ego), 자아(Ego), 이드(Id)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봤습니다. 초자아는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내적 규범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자신의 행동을 비판하고 잘못을 벌주는 역할을 합니다.
관련해 작중에서 루시퍼는 자아와 이드를 상징한다고 존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드는 쾌락이나 본능의 충족을 우선시하는 무의식적 구조이며, 자아는 자신을 인식하면서 초자아와 이드의 요구를 절충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할 때에는 스스로를 지나치게 억압한 나머지 자신이 삶의 주인이 아닌 노예로 전락하게 되며, 이드가 지나치게 강하면 말초적인 쾌락이나 당장의 이익만 추구하며 스스로와 주위 사람들을 고통에 빠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천사 아메나디엘과 악마 루시퍼의 대립은 전통이나 관습과 개인 자율성의 대립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어떤 의미로 해석하든, 루시퍼는 양심이나 관습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원합니다.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의지대로 생각과 행동하되, 그 결과를 자신이 온전히 책임질 것을 요구합니다.
물론 해당 드라마가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주는 작품은 아닙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주인공들의 호흡이 좋아지면서 드라마를 보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되지만, 조금 더 독특한 설정이 가미된 또 한 편의 전형적인 미국 수사 드라마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주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면, 이 시리즈물도 나쁘지 않은 드라마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똑 같은 얘기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든 그것 역시 저의 자유 의지일 테니까요.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정동청 원장 eastblue07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