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 세계 인디게임 개발사들에게 고무적인 해였다. 다양한 인디게임들이 콘솔로 이식되는 가운데 ‘닌텐도 스위치’가 선두로 나서면서 인디 게임 개발사들은 새로운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인디게임이 콘솔로 이식되는 사례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인디 게임들은 ‘엑스박스 원’, ‘플레이스테이션 4(PS4)’, 모바일 등 플랫폼으로 이식된 바 있었지만 닌텐도 스위치만큼 빛을 발하진 못했다.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는 플레이타임이 비교적 짧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의 인디게임에게 최적화된 기기로 평가 받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되면서 이미 훌륭한 인디 게임으로 평가 받은 기존 게임들은 새로운 이용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임들도 휴대성과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 특성에 따라 빛을 봤다.
실제로 해외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의 올해 닌텐도 스위치 출시 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인디게임들이 다수 상위에 포진했다.
‘언더테일’은 1인 개발자 ‘토비 폭스’가 2015년 출시한 인디 RPG(역할수행게임)로 주인공 소년이 지하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이다. 출시 후 18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언더테일은 올해 9월 이식됐으며 메타크리틱 93점을 받으며 닌텐도의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과 함께 메타크리틱 선정 올해의 닌텐도 스위치 게임 1위에 올랐다.
‘셀레스트’는 도트 그래픽 2D 게임으로 주인공 ‘매들린’을 조작해 ‘셀레스트’ 산을 오르는 플랫포머(발판) 게임이다. 인디 게임임에도 게임 전문 매체 IGN 평가 10점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됐으며 올해의 닌텐도 스위치 게임 3위를 기록했다.
‘인사이드’는 플레이데드가 2016년 출시한 게임으로 주인공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탐험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출시 당시 ‘게임 어워드’에서 2016년 ‘최고의 인디게임 상’과 ‘베스트 아트 디렉터 상’을 받았다. 올해 1월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됐으며 메타크리틱 91점, 올해의 스위치 게임 5위를 기록했다.
메타크리틱 90점을 받고 올해의 닌텐도 스위치 게임 7위에 오른 액션 RPG ‘할로우 나이츠’는 2인 개발팀 팀 체리에서 지난해 출시,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올해 6월 이식됐다. 재이식된 할로우 나이츠는 기존 PC 버전(87점)보다 높은 메타크리틱 점수를 받았다.
‘데드셀’은 지난해 PC 얼리억세스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올해 8월 콘솔로 이식된 인디 횡스크롤 던전 탐색 게임이다. 올해 8월 PC, PS4,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등 플랫폼으로 정식 발매됐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메타크리틱 90점으로 할로우 나이츠와 동점을 기록했으나 이용자 점수 차이 때문에 올해의 스위치 게임 8위에 자리했다.
‘인투 더 브리치’는 2인 개발팀 섭셋 게임즈가 개발한 전략형 턴제 PC 게임으로 올해 2월 출시, 8월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됐다. 인투 더 브리치는 미래를 배경으로 거대 로봇을 이용해 외계인 침공을 막는 스토리로 단순한 규칙과 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매 턴 신중하게 결정하며 플레이 해야 하는 고난이도 게임이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메타크리틱 89점, 올해의 닌텐도 스위치 게임 10위를 기록했다.
상위 10개 게임 중 6개 인디게임이 대형 개발사 타이틀을 제치고 올해의 스위치 게임 순위에 자리 잡았다. PS4(2개), 엑스박스(3개) 등 다른 콘솔 순위와 비교해 유독 많은 인디게임들이 빛을 발했다.
닌텐도는 지난해 닌텐도 스위치 출시 후 인디게임 개발사들의 콘솔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올해는 닌텐도 스위치가 인디게임들에게 성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닌텐도가 자체 개발작을 출시하지 않은 빈자리를 인디게임들이 메운 것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인디 개발사들에게는 신규 시장 진출 기회를, 이용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