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씨는 2017년 11월13일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29%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적발돼 약식기소됐다. 정식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법정에서 “운전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A씨 음주운전 장면을 목격한 대리운전기사 B씨가 재판에 증인으로 신청되자 A씨는 100만원을 주는 대가로 B씨에게 위증을 부탁했고, B씨는 “‘제대로 못봤다”고 위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계좌 분석을 통해 이들이 돈을 주고받으며 위증한 정황이 들통 나 위증교사‧위증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2. C씨는 2017년 2월19일 같은 병원 환자인 피해자 D씨 얼굴을 침을 뱉고 바닥에 넘어뜨린 뒤 마구 때려 전치 5주의 골절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C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부인 E씨가 C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면서 1심에서 C씨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새로운 목격자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결국 2심 법원은 C씨의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유죄를 인정했다.
위증‧무고사범을 집중 수사한 결과 사법질서 저해사범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창원지검은 위증사범 23명, 무고‧소송사기사범 3명 등 26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25명을 기소하고, 1명은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했다고 7일 밝혔다.
위증은 진실을 왜곡해 정당한 처벌을 방해하고, 무고는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범죄다.
이들 죄 모두 국민의 사법 불신을 초래하는 중대한 범죄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어 쉽게 근절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 중에는 판결문을 검토해 거짓이 밝혀진 경우도 있었다.
F씨는 지난해 2월 말께 G씨가 운영하는 다방에서 종업원 H씨를 때려 전치 2주 골절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지만,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런데 G씨는 ‘범행을 못 봤고, H씨가 혼자 넘어져 다친 것 같다’며 이 사건이 F씨와 관계없는 것처럼 증언했다.
G씨 증언에 1심 법원은 F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F씨 범죄 전력과 판결문을 검토하면서 F씨와 G씨가 친한 사이인 데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위증이 덜미가 잡혔다.
또 가족 관계 때문에 위증을 해주는 사례도 있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숨길 목적으로 ‘전 남편이 경찰관을 때리지 않았다’고 거짓 증언한 주부, 친오빠의 폭력범죄를 은폐할 생각으로 거짓 증언한 동생, 친동생의 음주운전을 은폐할 목적으로 ‘내가 차를 운전했다’고 허위 증언한 회사원 등도 위증이 드러나 적발되기도 했다.
검찰은 위증‧무고사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판송무부 내에 부장검사를 총책임자로 하고 경력검사를 팀장으로 3개 수사팀을 꾸려, 최근 3년간 확정된 판결문 내용을 전수 조사하는 등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위증이나 무고 등 사법질서 저해사범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해 국민의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