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광주 북구갑)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신한울3·4호기 건설 재개 검토 입장을 밝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발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 의원은 지난 15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노후 화력·원자력발전소를 대신할 신한울3·4호기 스왑(교환) 건설 재검토를 비롯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점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우선 김 의원은 “앞서 신고리5·6호기 건설 재개 여부만 다루겠다고 한 공론화위원회가 ‘원전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활동 범위를 넘어선 월권적 권고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공론화위의 권고 결정은 법률적 근거도 없는,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완전히 파괴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 프로세스”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시 공론화위가 시민참여단 설문조사 결과로 제시한 원전 찬반 비율(원전 축소 53.2%, 확대 9.7%)에 대한 공신력도 낮아진 상태다. 지난해 6월 한국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원자력발전의 현재 수준 유지 및 확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의원실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은 고스란히 발전 공기업들의 적자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발전소들은 한국전력이 전기를 사올 때 지불하는 도매가격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문제는 발전 연료 중 가장 싼 것이 원자력이란 점이다.
kwh당 원자력 발전 단가(60.85원)는 다른 연료의 3분의1 수준으로 훨씬 낮아 이용률이 80~90%에 달했지만 탈원전 이후 60% 선으로 축소됐다. 반면 탈원전 이후 발전 단가가 비싼 LNG(118.07원)는 37.2%, 신재생(173.38원)는 85.2% 확대됐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의 2015~2016년 수익이 각각 2조5000억원에 달했으나 탈원전 원년인 2017년 8618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18년에도 1조원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자 전환은 10년 만이다.
한국남동·남부·중부·동서·서부발전 등 다른 발전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7년만 해도 1000억원에서 2000억원씩 이익을 냈지만 2018년은 나란히 200억~300억원대 적자를 낼 전망이다.
또 지난해 9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김경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은 탈원전 선언 이후 모든 원전의 운영종료일을 10년 앞당기며 급속한 산업 이탈을 불러왔다.
독일 원전업계의 최대 회사인 지멘스는 핵심 기술을 타국에 매각했고, 그 결과 독일의 원전 관련 업체 수는 2011년 5000개에서 2018년 100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7년 만에 98%의 관련 기업들이 원전 산업에서 이탈한 것이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에너제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과 계약중인 697곳 중 산업이탈 의향을 밝힌 곳은 전체의 약 60%로 400곳에 달한다. 여기에 설문조사에서 빠진 업체들을 감안하면 실체 이탈 비율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 관련 학문 및 인재풀 침체도 심각해지고 있다. 2018년 기준 원자력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총 16곳으로 대학원생을 포함하면 정원이 3000여명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선언 이후, 2018년 2학기 카이스트 원자력학과 지원자는 제로인 상황이다.
또한 세종대, 부산대 역시 박사학위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고 영남대는 기계공학부내 원자력 연계 전공이 폐지됐다. 각 대학에서는 휴학생이 속출하며 전공자들이 갈 길을 잃어가고 있다.
김경진 의원은 “여야를 떠나 정책적 접근을 바란다는 송영길 의원의 말처럼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여당 중진 의원조차 에너지 정책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