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건희·이재용 부자(父子)가 올해도 개인 배당 순위에서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지주사의 배당을 받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구광모 LG 회장도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2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상장사 2265곳 중 지난 26일까지 배당(중간·결산 포함)을 발표한 823곳의 배당액을 집계한 결과 총 배당액은 29조4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개인 배당 순위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차지했다. 그의 배당금은 총 4747억원으로 전년(3063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이어 2위를 기록한 이재용 부회장은 1399억원의 배당금액으로 전년(1160억원) 대비 20.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간배당을 포함해 올해 결산 배당까지 합치면 삼성전자의 총 배당금액은 9조6192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5조8263억원)보다 65.1%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 0.91%를 보유한 홍라희 여사도 767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돼 5위에 올랐고, 각각 270억원을 받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자매는 나란히 공동 10위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928억원으로 배당금이 전년과 비슷했고 순위도 3위로 동일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5.8%를 가진 정몽준 이사장이 777억 원으로 4위에 신규 입성했다.
정 이사장은 현대중공업 분할 이후 주식 교환을 통해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25.8%로 높였는데, 이번에 지주사가 배당을 실시해 오랜만에 배당금을 받게 됐다.
6위는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본인이 가진 1조원 가량의 SK㈜ 지분 4.68%를 친족들에게 증여해 지분율이 18.44%로 낮아졌음에도 SK㈜가 배당을 확대하면서 684억원을 받게 됐다.
7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총괄부회장(562억원)이 차지했다.
구광모 LG 회장도 8위를 차지하며 상위권 10위 안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별세한 고(故)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LG 지분을 상속받아 지분율이 기존 6.24%에서 15%로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LG가 지난해에는 주당 130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는 2000원을 배당한 것도 구 회장의 배당금 급증에 한몫했다.
9위는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467억원)이었다.
한편, 올해 기업들의 총 배당액(29조426억원)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1120곳의 배당 총액(27조9253억원)보다 1조1173억원(4.0%) 많은 수준이다.
기업별 배당금 총액은 삼성전자가 9조6192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해 압도적 1위였다. 그 뒤를 이어 현대차(1조662억원)와 SK하이닉스(1조260억원)가 2·3위에 올랐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