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무서운 성장세로 실적을 거둔 강소운용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부동산대체투자 및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등이 고유의 영역을 특화시키면서 증시 흐름과 상관없이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부동산대체투자 및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사모펀드의 특성 상 규제로부터 공모펀드 대비 자유로워서다. 게다가 비상장주식 투자는 리스크는 크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중 부동산대체투자 및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실적 반등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 비중이 높은 대형운용사 보다 순이익 증가 폭이 높다.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은 6060억원으로 전년(6147억원) 대비 87억원(1.4%) 감소했다. 하지만 일부 운용사들은 100%가 넘는 순이익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6년 11월 설립된 운용사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1년 새 2000%가 넘는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우량차주에 대한 소액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 ▲ 핀테크를 통한 소비자 리스채권, 부동산 담보부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전체 직원은 등기이사를 포함해 26명(2018년 말 기준)이지만 1년만에 높은 순이익을 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지난해 영업수익 62억4607만원, 순이익 15억7000만원으로 전년(영업수익 21억3735만원, 순이익 6600만원) 대비 각각 192.23%, 2278.78% 증가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도 47.19%로 업계 내에서도 상위권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전체 평균 ROE는 10.2%다.
또한 다크호스로 꼽히는 글로벌 부동산자산운용사 ‘베스타스자산운용’도 실적이 갈수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32억2100만원으로 전년(1억9300만원) 대비 1568.91% 상승했다. 기업의 재무여력과 수익성 지표를 의미하는 ROE(자기자본이익률)도 62.89%로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이 기업은 지난 2010년에 설립된 부동산자산운용사로 주로 오피스를 비롯한 수익형부동산을 매입해 운용하며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 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 구성원들도 글로벌 부동산 펀드 관리 회사, 사모 투자 회사, 회계법인 및 부동산 투자 자문 인력들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대우YG타워, 한진중공업 사옥, NH농협캐피탈타워, 홈플러스 평촌점 등을 인수해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해외부동산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17년 이 기업은 메리츠종금증권과 함께 미국 시애틀 랜드마크인 세이프코플라자를 인수한 바 있다.
아울러 대체투자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 ‘알펜루트자산운용’도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업은 지난해 순이익 32억1900만원으로 전년(13억9200만원) 대비 131.25% 늘어났다. 총 직원수는 25명에 불과하지만 수익성(ROE)는 50%를 상회한다. 이 회사의 설정규모(이달 22일 기준)도 7894억원으로 전년 대비 788% 늘어났다. 이 회사는 비상장주식(벤처기업) 등에도 적극적인 투자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BTS(방탄소년단)’으로 잘 알려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했다. 이 펀드는 한국투자증권이 수탁을 맡았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김항기 대표이사로 59.1%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어 최보근 이사와 윤동찬 사내이사가 각각 30.8%, 1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