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호가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이 썼다. 정정용호의 힘은 바로 ‘원 팀’에 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조별 예선 2위로 16강 무대를 밟은 한국은 일본, 세네갈, 에콰도르를 차례로 꺾고 결승 무대를 밟는다. FIFA 주관 남자대회 사상 최초 결승 진출이기도 하다.
대회 최고의 이변으로 여겨지는 한국의 결승 진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번 대표팀은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선수 구성이 뒤쳐졌다. 이강인을 제외하면 마땅한 스타급 선수가 없었다. 여기에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정우영은 팀 스케줄로 인해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대회 초반 위기도 있었다.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에서 0-1로 패배했다. 2차전 남아공아프리카에게 1-0으로 승리를 거뒀으나 이강인만 돋보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정 감독이 빠르게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선수들에게 개성이 아닌 조직력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다졌다. 대표팀의 왼쪽 풀백 최준은 “‘원 팀’은 정정용 감독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말”이라고 했다.
선수들도 점점 하나가 됐다. 선수들 사이에는 신뢰가 오갔고 이는 경기에서도 증명됐다. 아르헨티나 전을 시작으로 토너먼트에선 일본, 세네갈, 에콰도르를 차례로 물리쳤다. 당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 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강인은 대표팀에서 제일 막내지만 먼저 형들을 챙기며 ‘막내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규혁은 “(이)강인이가 경기 못 뛴 선수들을 더 응원해준다. '지금 형들이 준비 안 하면 누가 해주겠냐'며 격려한다”고 말했다. 김주성도 “강인이가 자주 방에 놀러와 ‘경기에는 언제든지 나갈 수 있으니 항상 준비하면 된다. 묵묵히 뒤에서 받쳐주는 선수들이 있어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힘을 얻는다’고 했다.
이외에도 경기에 뛰지 않은 선수들도 ‘원 팀’의 일원으로 자리했다. 필드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경기를 뛰지 못한 이규혁은 “내가 영웅이 되지 않아도 좋다”며 “U-20 대표팀은 뛰는 선수와 그렇지 못하는 선수가 있는 것은 같다. 뛰지 않은 선수도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선수다. 어쩌면 1분도 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올 수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우리는 원 팀이니까”라고 팀을 강조했다.
불가능에 가까웠던 일들을 하나가 되어 이뤄냈다. 이제 선수들이 대회 전부터 목표로 삼아왔던 우승까지 단 한걸음만 남겼다. U-20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전 1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치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