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환자가 최근 1년 동안 6배 급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반기 A형 간염 환자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1500명에서 9000여 명으로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A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 또는 A형 간염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발병한다. 치사율은 0.1~1.3%으로 높지 않지만, 간기능이 약한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A형 간염이 급증한 원인을 20~40대 젊은 층의 낮은 항체보유율로 지목한다. 우리 국민들의 전반적으로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던 1970년대 이전에는 대개 어릴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가볍게 앓고 지나갔다. 그런데 이에 반해 위생상태가 개선된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는 어린 시절 A형 간염 바이러스를 겪은 적이 없어 문제가 됐다는 것.
A형 간염은 한 번 앓고 나면 항체가 형성돼 재발없이 평생 면역이 유지된다. 그러나 항체가 없는 성인들이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접촉할 경우 A형 간염이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다.
특히 감염된 환자의 대변 속 바이러스가 오염된 손을 통해 전파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물, 특히 오염된 조개류나 해산물을 익히지 않고 섭취하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 보통 A형 간염은 약 4주 정도의 바이러스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발열, 오한, 심한 피로감 등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에는 눈이 노래지는 황달이나 소변색이 짙어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보통 어린이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의 경우 약 70% 이상에서 이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지만 간부전으로 진행돼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위생에 신경쓰거나 예방접종으로 A형 간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교수는 “손씻기 등 정결한 위생관념 필요하며, 음식물은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면역이 없는 경우 예방주사 접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