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글로벌 스페셜 마케터’(Global Specialty MARKETER)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스페셜 마케터란 스페셜티 제품(지속 가능한 수익성·성장성을 갖춘 고부가 소재) 상업화에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자는 의미다.
10일 SKC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화학 사업은 고부가 제품 중심의 글로벌 수준 탑 플레이어로 인더스트리소재사업은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의 사업으로 만들겠다”며 “2차전지 부문은 KCFT 인수가 끝나면 SKC와의 시너지를 본격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처럼 SKC는 화학과 소재 사업 부문, 2차전지 부문에서 고부가, 고성장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화학 부문에 있어서 SKC는 쿠웨이트의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와 1조4500여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운영하는 빅딜을 맺고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PIC는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의 자회사다. SKC는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PO(프로필렌옥사이드) 100만톤 생산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서 됐다.
앞서 SKC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PO(프로필렌옥사이드) 제조 ‘HPPO’ 공법을 상용화한 데 이어 10년 넘게 가동률 100%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글로벌 PO 생산량을 연간 100만톤까지 늘린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프로필렌옥사이드는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인 PG의 고부가 기초원료다.
SKC의 이번 합작은 화학 부문에서 글로벌 진출의 기회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100만톤 생산량 확대 전략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파트너사인 PIC 역시 금번 합작을 통해 다운스트림 제품 생산능력을 높여 모회사인 KPC의 ‘2040 석유화학 전략’ 달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SKC는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 제조 업체 KCFT 인수를 통한 미래 성장 동력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13일 이사회를 통해 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동박 제조 글로벌 메이저 업체인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이하 KCFT)를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세부 실사와 인허가 등의 필요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신속하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C가 인수에 나선 KCFT는 전세계 배터리 제조사를 주요 고객으로 2차 전지용 동박(구리를 고도의 공정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2차전지 음극에 쓰이는 핵심 소재) 제조에 있어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다.
동박은 얇을수록 많은 음극 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한데, 지난 5월에는 독자기술로 머리카락 1/30 크기인 4.5㎛ 두께의 초극박 동박을 세계 최장 50㎞ 길이 롤로 양산화하는 압도적 기술력을 선보였다. 실제 KCFT는 초극박, 고강도 제품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로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동박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SKC는 인수를 통해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3배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규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SKC의 이번 KCFT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 사업에서의 미래 성장 핵심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창사 40주년인 2016년에 선포한 글로벌 스페셜 마케터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체질개선의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SKC 관계자는 “2017년부터 모빌리티와 반도체,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했다”며 “향후에도 친환경·반도체·자동차(EV) 소재를 강화하는 등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글로벌 스페셜티 마케터로 한층 더 도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