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메드도 안 나오는 학술지' 비하에 병리학회 "대응가치 없어...무식한 발언"

'펌메드도 안 나오는 학술지' 비하에 병리학회 "대응가치 없어...무식한 발언"

조국 법무부 후보자 페이스북 공유 게시물에 의료계 공분..."가짜뉴스로 의료계 폄하"

기사승인 2019-09-02 14:31:0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 조씨(28)의 논문이 실린 병리학회지 수준을 폄하하는 내용의 글을 공유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병리학회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후보자 따님 논문을 직접 읽어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딴지일보 게시글을 공유했다. 한 네티즌이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병리학 논문에 대한 소감을 지난 24일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 게시물 작성자는 해당 병리학 논문에 대해 "논문이 실린학술지 이름이 The Korean Journal of Pathology(대한병리학회지)다. 영문이기는 하지만 대한병리학회에서 발간하는 2012년 기준 Impact Factor(인용지수, IF) 0.174짜리 학술지다"라며 "그렇게 영어 논문임을 강조하지만 의학논문 검색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펌메드( PubMed,국제의학데이터베이스)로 검색을 해보면 나오지도 않는 논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논문의 내용이 된 연구라는 게 이미 두 군의 신생아들의 유전자를 분석해놓은 결과를 통계프로그램을 돌린 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인 결과를 열거한 게 논문 내용의 전부"라며 학술지 수준을 폄하해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우선 대한병리학회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세진 대한병리학회장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내과 잡지(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임팩트 팩터(IF)는 70점이 넘는 반면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병리학잡지(Journal of Pathology)의 임팩트팩터는 6점에 불과하다"며 "많이보는 잡지일수록 임팩트 팩터가 높은데 세계에서 병리학을 하는 인구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 병리학회가 생긴지 72년인데 병리학 전문의가 전체 1000명이 안 된다. 그래서 낮은 것을 학술지의 질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무식한 발언이다"라고 반박했다.

학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대한병리학회지(Journal of Pathology and Translation Medicine)의 임팩트 팩터는 1.6이다. 당초 한국어 학술지로 영·한 혼용 게재했으나, 2015년 영문학술지로 개편, 이름도 기존 The Korean Journal of Pathology에서 Journal of Pathology and Translation Medicine로 변경했다. 딴지일보 게시자가 지적한 'IF 0.174' 또한 영문학술지 개편 이전 기준임을 감안해도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의료계는 조 후보자가 공유한 해당 게시글과 관련 '거짓 주장으로 의료계를 무시한 처사'라며 공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전날인 1일 반박 성명문을 내고 가장 먼저 비판 입장을 밝혔다.

의사회는 "대한병리학회지 공식 저널인 The Korean Journal of Pathology는 펌메드로 분명하게 검색이 된다. 또 영문명을 바꾼 201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검색이 된다"며 "1953년 기고된 'A Structure for Deoxyribose Nucleic Acid’논문도 불과 2페이지 짜리 논문이었지만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혁명을 일으킨 바, 논문 분량이 적어서 별 연구가 아니라는 주장도 가치없는 주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연구라는 것이 무엇이고, 실험이란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알고 하는 소리인지 의심스럽다"며 " 법무장관 후보자라는 자가 이런 거짓 투성의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하여 자신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정의 첫 과정이 떳떳하다고 그 근거로 삼는 것은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오후 3시 조 후보자의 의료계 폄하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 개최를 예고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