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를 눈앞에 둔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사업 확대에 나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울산복합화력발전소 4~6호기에 설치된 3기의 가스터빈 배기 실린더(Exhaust Cylinder) 정비공사를 수주했다. 배기 실린더는 가스터빈 출구에 연결된 구조물로, 약 600℃에 이르는 고온 가스에 노출돼 장시간 운전 시 손상이 자주 발생하는 설비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초 울산복합 3호기 가스터빈 배기 실린더 정비 공사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발주처인 동서발전으로부터 정비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번 후속 수주가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이 회사는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동서발전으로부터 가스터빈 정비, 부품 구매 등 100억원 규모의 서비스 사업을 수주한 상태다.
두산중공업의 이러한 가스터빈 관련 사업 수주는 최근 생산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DGT6-300H S1’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지난달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DGT6-300H S1 초도품의 최종조립 행사를 18일 창원 본사에서 가졌다.
현재 제조 공정률은 약 95%, 국산화율 94%인 이 가스터빈은 연내에 사내 성능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험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개국에 이름을 올리게 될 예정이다.
회사가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 고효율 가스터빈이다. 부품 수만 40,000여개에 이른다. 가스터빈 내부에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는데 블레이드 1개 가격이 중형차 1대 가격과 맞먹는다. 이처럼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국내 230여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2030년까지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 비용 약 8.1조원에 유지보수, 부대 및 기타비용 약 4.2조원을 고려하면 약 12.3조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또 2017년 말 발표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석탄발전소 리파워링을 고려하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다. 18GW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는 두산중공업 측 설명이다.
호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 서비스사업과 해외시장진출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총 432GW의 가스발전이 신규 설치될 전망이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주요 사업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매우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며 “2030년까지 신규 가스터빈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10조원대의 수입 대체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