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공무원에게 3억여원의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근 전 길병원 원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3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사자들의 관계와 뇌물공여 시기, 액수 등을 보면 죄질이 무겁다. 다만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청탁을 하지는 않고 상대의 요청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뇌물공여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응급의료계 발전에 헌신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 전 원장은 2012년 연구중심 병원을 선정하는 사업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주무 과장 허모 씨에게 병원 법인카드를 제공해 골프장과 유흥주점 등에서 3억5천여만원을 쓰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허씨가 금품을 받은 대가로 길병원 측에 연구중심 병원 사업 관련 정부 계획과 예산, 선정 병원 수 등의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허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을 확정받았다. 이 전 원장은 병원과 관련한 도움을 받기 위해 업무추진비 2900여만원을 병원 관계자 명의로 인천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에게 기부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았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