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ps. 공소장에 이렇게 적혀 있답니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은 다른 공무원보다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더 요구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조국은 패러다임이다.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자들이 조국 구하기에 목숨을 건 것은 그가 문재인 정권의 황태자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만 없었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보다 든든한 노후보장은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광적으로 그를 비호했던 거죠. 하지만 재판이 시작되면서 점점 정권에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변해가겠죠. 법정에서 증거물들이 하나둘씩 제시되기 시작하면 그를 옹호하기도 점점 어려워집니다. SBS 스페셜에서 뒤늦게 조국 사수에 나선 것은 총선 때문일 겁니다. 총선까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조국=선, 검찰=악’이라는 도식을 유지해야 하니까요”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개인으로서 조국은 어차피 총선 끝나면 버려질 겁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즉, 조국은 버려져도 ‘조국 패러다임’은 반복될 거라는 거죠. 그 효용과 위력을 봤거든요. 그래서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나면, 그 패러다임이 그대로 그에게 옮겨질 겁니다. 총선 끝나면 ‘임종석’에 대한 수사가 시작됩니다. 이미 13명이 기소됐고, 청와대의 여덟 직제가 모두 범행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 됐습니다. 검찰에서는 다량의 녹음파일 등 굳이 조사를 안 해도 기소하는 데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윤곽은 다 드러난 셈이죠. 청와대의 여덟 직제를 조직적으로 움직일 사람은 물론 전직 비서실장 임종석 뿐입니다. 다 맞추어 놓은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끼워넣는 것뿐이라, 기소가 어려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임종석이 검찰조사를 받는다고 대통령 팬덤이 서초동으로 몰려갈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검찰에서 뭘 쥐고 있는지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죠. 물론 그럴 리 없으리라 보지만, 15차례 이상 청와대로 올라갔다는 그 보고가 더 윗선으로까지 올라갔을 경우, 아주 피곤해질 겁니다. 그때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겠죠”라고 예견했다.
진 전교수는 “그렇지 않더라도 ‘조국 패러다임’은 여전히 살아서 작동할 겁니다. 그저 서초동으로 몰려가는 소동만 없을 뿐, ‘자기들은 결백하며 이 모두가 권력화한 검찰의 음모’라는 프레임은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사용될 거라는 겁니다. 재미를 봤거든요. 선거 끝나면 변화한 역학구도 위에서 다시 한 바탕 싸움이 벌어질 겁니다. 선거개입은 헌정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인 데다가 그것을 주도한 게 청와대거든요. 통치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민감한 사안이라, 정권에서는 온갖 매체 동원해 검찰 때리고, 여차하면 다중의 힘으로 재판부도 압박하려 할 겁니다”라며 “대통령은 ‘이제 조국을 놔 주자’고 했죠? 조국은 놔줘도 ‘조국 패러다임’은 놔주지 않을 겁니다. 이미 그게 이 정권의 통치기술로 안착됐거든요. 그리하여, 아, 님은 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님을 보내지 못합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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