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제약업계에 다른 회사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이미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국내제약사를 통해 영업·마케팅을 진행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이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협업을 진행할 회사는 어떻게 선택할까.
한국AZ(이하 한국AZ)에서는 BD팀(Business Development Team)이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BD팀은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과 제휴(alliance)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업개발’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 있어 외부 제약사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제휴’ 업무는 파트너사와 공동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관리하고 판촉을 할 수 있도록 전략과 계획을 세우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한다.
김윤경 이사는 BD팀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로서 국내 제약사와 상생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며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보다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사업과 영업활동을 전개해나가려 노력해가는 부서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 영역은 넓기 때문에 파트너십 제품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 수입, 창고 업무, 제품 마케팅, 허가 관련 업데이트해야 하고 때로는 윤리 규정 모니터링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라며 “다른 부서보다 업무 범위가 넓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빨리 배우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을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팀 인재상에 대해 귀띔했다.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 ‘포시가’, ‘직듀오’ 등 성장 제품들과 더불어 ‘크레스토’, ‘넥시움’, ‘졸라덱스’ 등 핵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서 파트너십을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크레스토 같은 경우는 2019년 두 자릿 수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스타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김 이사는 “지난해 진행한 사업 중에 매출 규모는 작지만 소아 천식환자들이 사용하는 ‘풀미코트 레스퓰’을 GC녹십자가 해당 제품을 판매 및 유통하고 있다”며 “기기(레뷸라이저) 사용법에 대한 부모 대상 교육이 중요해 관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았고, 디바이스에 강한 오므론에서 교육에 대한 니즈가 있어 세 회사가 3자 업무협약을 통해 환자 및 환자 가족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케이스가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AZ의 차별점으로 파트너사와 함께 협력하고 있는 브랜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현재 국내 매출의 60% 가량이 국내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나오고 있다. 상당히 오랫동안 국내 제약사와 일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또 기존에는 국내 제약사와 협업해 AZ 브랜드들의 국내 판매 위주로 업무를 해 왔으며, 이제는 국내 제약사의 해외 진출까지 도모하고 있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라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AZ BD팀의 업무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내 제약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9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제약기업 및 유관 단체에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와 공동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중국 진출 지원을 위한 간담회’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비즈니스 협업에 대해 상호 동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중국AZ의 마이클 라이 대표이사 및 사업부 총괄 등 담당자들과의 면담을 올해 내에 진행하고, 세부 협력방안을 논의해갈 예정이다.
김 이사는 “해외 진출 지원 업무는 이제 막 시작했다. 작년 9월 중국 AZ팀이 방한해 국내 제약사 대상으로 간담회를 처음 가진 이래, 지난 12월 초 중국 AZ 마이클 라이 사장 및 사업개발부 총괄이 방한해 총 4개의 국내 제약사를 만나 사업 가능성을 논의했다”라며 “한국 회사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중국 AZ 입장에서는 한국의 좋은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성과가 올해 안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 이수연 팀장은 “AZ는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life-cycle)에 맞춰 파트너사를 선정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코어 브랜드(Core brand)로 일컫는 특허만료 제품군의 경우, 대부분 파트너사와 협력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세원 팀장은 “파트너사 선정시 영업력, 매출 규모, 파이프라인이 우선 고려사항이다. 우리 제품과 얼마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파트너사에서) 향후에 나올 파이프라인은 AZ의 제품과 잘 맞아서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단순히 1~2년이 아닌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계획이 있는지 등 장기적으로 윈-윈 할 수 있는 회사인지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글로벌 제약사 특성상 컴플라이언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이하 CP)이 잘 지켜지는지, AZ의 내부 기준(standard)에 맞출 수 있는 회사인지, AZ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지, 문화가 맞는 회사인지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은 “만일 파트너십 계약 기간을 짧게 한 경우, 파트너사가 우리 제품에 투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장기적(long-term)이라는 것은 국내 제약사들이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대부분 양사가 협업을 잘하면 관계가 오래가는 것이 맞다”라며 “국내 제약사는 갑자기 제품을 뺏길까하는 불안을 느낄 수 있는 반면,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도 국내 제약사가 이 제품에 투자를 안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양사의 요구 사항(needs)는 같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경쟁 제품을 가지고 있는 국내사와도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김윤경 이사는 “규모가 큰 국내 제약사들은 전체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일례로 포시가가 파트너를 구한다고 했을 때 당뇨병 치료제를 가지지 않은 회사는 없다.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제품과의 단순 경쟁 보다는 기회를 살릴 수 있는 곳이 있는지를 본다”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AZ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국AZ는 제품력과 신뢰도, 영업사원들이 제품을 효과적으로 디테일링 할 수 있도록 돕는 트레이닝 시스템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강 팀장은 “국내 제약사에 찾아가 제품 소개를 하고, CP도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세일즈와 마케팅팀도 전략과 모델에 대해 교육을 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BD팀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김 이사는 “2018년까지 부서의 목표가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제품 판매의 매출을 잘 만들어 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면, 2019년부터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 국내 제약사가 AZ 글로벌과 협업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라며 “파트너사와 함께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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