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쿠키뉴스] 권기웅 기자 = 개인 사비가 대거 들어간 수상동력기구 접안시설(슬립웨이)을 조성한 뒤 민원을 조장해 권리포기각서를 받고 빼앗아<본지 2019년 10월 7일, 9일, 14일 보도> 해당 시설물을 ‘그림의 떡’으로 전락시킨 경북 안동시가 또 다시 수억 원을 들여 같은 시설물을 조성하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갑질 행정에다 혈세낭비, 풍부한 수자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탁상행정 등의 각종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안동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2020년도 체육진흥시설지원사업’에 ‘낙동강 수상레저 접안시설 설치사업’ 등 3개 사업이 선정됐다고 대내·외에 알렸다.
총 사업비는 20억 원(국비 6억 원, 도비 4억2000만 원, 시비 9억8000만 원)으로 낙동강 수상레저 접안시설 설치사업에는 7억 원이 들어간다.
이 예산으로 안동시는 지역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 수상레저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요트 등 무동력 접안시설 2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 4곳에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부산지방국토청과의 하천점용공사 허가 협의 등에 따라 2곳만 확정된 상태이다.
이를 두고 시민 사이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미 조성된 슬립웨이를 수년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놓고 특정 체육단체를 위해 다시 수억 원을 쏟아 부으려는 계획을 안동시가 내놓아서다.
특히 해당 특정 단체에는 공무원을 비롯해 다선의 안동시의원이 고문과 임원,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보니 특혜 의혹도 일고 있다.
안동시 옥동 이 모(48) 씨는 "다수의 안동시 공무원과 다선 시의원이 특정 단체에 포진해 있다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앞서 시설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악의적인 민원을 조장해 빼앗은 것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의심했다.
또 "해당 단체의 시의원과 공무원이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계획을 세우는데 깊숙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크다"며 "이미 조성된 시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계속 새로운 시설물을 조성하는 것은 세금낭비"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안동시는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각종 대회·행사 유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여가 체육 종목의 인프라 확대라는 장밋빛 전망만을 내세우고 있다.
낙동강변이 일부 특정인들과 공무원, 유력 인사들의 놀이터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공무원 등 특정인을 위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제기된 의혹들을 일축했다.
한편 개인의 사비로 조성된 시설을 안동시는 오는 10월 전국체육대회 특정 종목 경기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당 종목 훈련장은 이미 안동댐에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해 둔 상태라서 안동시가 세계대회 출전을 앞둔 다른 수상 스포츠 종목 선수들의 훈련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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