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항체 양성률 비율이 3% 내외라고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WHO가 발표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을 언급하며 “유럽에서 상당히 큰 규모의 코로나19 유행이 있었는데도 항체를 가진 비율이 매우 낮았다. 결코 방심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및 재유행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WHO가 내놓은 조사가 유럽과 미주 지역 환자 발생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을 때 이뤄진 만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항체 특성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항체 양성률 수치만으로 유럽 각국의 봉쇄 완화 움직임을 반박하기엔 불충분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20일 각국 연구진이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에서 실시한 혈청 역학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평균 2~3%, 최대 10% 내외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낮은 항체양성률로 유럽 각국이 봉쇄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WHO의 이 같은 분석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혈청 역학조사의 시기가 문제된다고 지적했다. 하체는 보통 인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2~3주 후에 형성되는데 조사 과정에서 아직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환자가 많을 경우 항체 양성률이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사를 언제 했느냐에 따라 항체 양성률은 다르게 나온다”며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했다가 감소한 중국에서 확진자를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하면 90% 이상에서 항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미주 지역의 경우 현재 정점에 도달했거나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지역이 섞여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항체가 나왔다는 건 2~3주 전에 이미 감염됐다는 걸 의미한다”라면서도 “지역마다 다르지만, 이때까지 유럽·미주 지역은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했던 유행 초기 상황이라 항체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환자들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항체들이 코로나19 재감염을 막을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면역력을 주는지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가 있다는 건 이전에 감염됐거나 현재 감염된 상태를 의미한다”며 “항체가 보호 효과를 가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로 바이러스에 따라 형성되는 항체마다 면역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AIDS)와 C형간염 항체는 해당 질병에 대한 면역력은 없다.
방역당국도 항체 형성과 항체 면역력·지속력은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항체가 형성돼도 방어력이 있다, 없다는 다음 문제”라면서 “방어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치료제 또는 백신이 개발되고 보급돼 투약·접종이 가능하고, 그 후에 완벽하게 지역 사회에서 방어가 가능하다고 판단이 될 때까지는 코로나19와 길고도 먼 방역대책을 오래 지속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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