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춘기’ 실험으로 입증… “호르몬 영향으로 감정기복 보여”

‘개춘기’ 실험으로 입증… “호르몬 영향으로 감정기복 보여”

기사승인 2020-05-13 17:12:05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개도 사람처럼 호르몬의 영향으로 예민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사춘기’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은 “강아지도 청소년기에 보호자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동연구 저자인 루시 애셔 박사는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인 ‘생물학 회보(Biology Letters)’를 통해 강아지가 말을 듣지 않는 건 사람처럼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생후 5개월 강아지 82마리와 개에서 인간의 사춘기에 해당하는 ‘개춘기(6개월~9개월 사이)’ 시기의 8개월 강아지 80마리를 비교했다. 독일 셰퍼드와 골든리트리버, 래브라도리트리버 또는 이들 종간의 잡종견을 대상으로 “앉아”와 같은 명령에 얼마나 순종적인지 관찰했다.

그 결과 ‘청소년기’에 있는 8개월 강아지가 5개월 강아지보다 보호자의 명령을 덜 따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애셔 박사는 “생후 5개월 때보다 8개월 때 ‘앉아‘ 명령을 무시할 가능성이 거의 2배 가까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낯선 사람을 따르려는 경향은 오히려 증가했다. 실험에 참여한 생후 5~8개월 강아지는 이 시기에 보호자보다 덜 친숙한 훈련사들을 더 잘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셔 박사는 “5~8개월에 포유류 전체의 뇌 구조의 전면적 변화와 호르몬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특히 이 시기가 개의 행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으로 부모와의 관계가 불안정한 10대 청소년이 더 많은 갈등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개들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과 마찬가지로 보호자와의 유대가 불안정한 강아지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말썽을 피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셔 박사는 “반려견을 혼자 두었을 때 몸을 떠는 것과 같은 분리불안 징후가 생후 8개월 전후로 증가했다”며 “이 역시 청소년기와 관련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대 클로디아 푸가차 박사는 “선행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이다”면서도 “이 연구가 ‘부모 대 자식’과 ‘보호자 대 반려견’ 관계의 유사성 등은 자세히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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