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산하기구인 WHO 총회는 오는 18∼19일 개최될 예정이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전날 대만이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참관인 자격 참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연합뉴스가 인용 보도했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회원국이 아닌 참관인으로 WHO 총회에 참가해왔지만 2016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대만에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하자 중국이 참관인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법안에는 “대만은 세계 보건 위기 때마다 크게 기여한 모범 국가이다. 세계 보건 협력에서 대만을 배제하는 것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초래된 위험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는 설명이 담겼다.
나아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의 WHO 참관인 자격 회복을 도울 전략을 마련, 의회에 보고할 것을 명시했다.
이에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법안 통과는 대만에 대한 미국 의회의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WHO는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 2005년 대만의 WHA 참여를 막는 내용의 비밀 양해각서를 WHO와 체결했다”며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더 강력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대만은 코로나19 확산 때 ‘모범 대응국’으로 부상한 것을 계기로 WHO 재참여를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편들기’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받는 WHO도 중국의 눈치를 보며 이를 논의하길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18∼19일 WHO 총회에서는 대만의 WHO 참여 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대만은 코로나19의 성공적인 대응으로 국제사회에서 ‘모범 대응국’이라 평가받고 있다. 대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40명, 사망자는 7명에 불과하며, 전날까지 30일째 지역 내 감염 ‘0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