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국민 수준’ 이태원발 집단감염 잠재웠다

‘높은 국민 수준’ 이태원발 집단감염 잠재웠다

자발적 검사로 ‘조용한 전파’ 차단

기사승인 2020-05-19 09:34:30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지난 2월 발생했던 신천지발 집단감염과는 다르게 방역당국으로부터 제어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방역수칙 협조 등이 제대로 작동한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 6일 이태원 클럽 초발환자(용인 66번 확진자)가 나왔다. 관련 내용이 공개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밀폐된 공간 특성상 대규모의 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클럽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초발환자 발생 이후 지역사회 발생환자 수는 일주일 동안 두 자릿수를 유지했고, 지난 11일 29명까지 늘어났다. 클럽 이용자 중 성소수자·외국인이 많은 탓에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에서도 ▲대량검사 신속 정보공개 ▲우수한 의료시스템 등 ‘K-방역’이 효과를 발휘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검사 협조도 대규모 전파를 막은 1등 공신 중 하나다. 18일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검사자 수는 6만5000명이다. 전국적으로 익명검사를 도입해 검사 부담을 덜어준 것도 효과적이었다. 대량검사 이후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12일 22명, 13일 22명, 14일 26명, 15일 22명, 16일 9명, 17일 6명으로 정점 이후 점차 감소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발생이 대규모 감염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았다”며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한 자릿수를 보여 현 추세를 유지하면 방역망 범위 안에서 (유행이) 안정화할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높은 마스크 착용률도 기여했다. 방역당국이 권고하는 감염병 예방수칙도 협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3월25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침 예절을 지킨다는 응답이 97%에 달했다. 기침할 때 손이 아닌 옷소매나 휴지, 손수건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는 것을 기침 예절이라고 말한다. 

방역당국이 권고하는 ‘외출 자제’를 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밖에 없었다. ‘도서관과 카페 등 다중시설 출입을 자제한다’는 응답 95%, ‘모임과 종교행사에 불참한다’는 응답도 92.9%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시민 10명 중 9명 이상이 방역당국 권고를 충실히 따른 것이다.

외신도 한국의 방역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영국 BBC는 지난 3월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데도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 등 국민이 의연한 자세로 감염병 사태에 대처하고 있다”며 “같은 동양권인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한국인의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nswreal@kukinews.com / 사진= 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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