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최근 청와대와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비대면 의료체계’를 제도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김명연 청와대 사회수석이 “원격의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15일 청와대 관계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대면 의료는 기존의 원격의료와는 다른 것이며, 코로나19의 제2차 대유행을 대비하고, 환자가 진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비대면 의료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 원내대표는 20일 논평을 통해 “정부 스스로 비대면 의료와 원격의료의 차이점을 제대로 설명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미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모두 의료진의 대면진료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불가피하게 전화를 통해 이뤄진 비대면 진료를 제도 도입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전 세계가 대한민국 의료에 집중하고 의료진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비대면 진료 때문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과 관리, 치료로 이어지는 보건의료시스템과 의료진의 헌신에 이유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 시 의료진이 환자를 직접 문진·진찰하지 못한 상황에서 처방하는 진료행위는 오진과 과잉처방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 원내대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볼 때 비상상황에 따른 한시적이고 제한적인 조치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돼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비상사태에서 활용할 근거를 만들고 근본적으로는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공공병상․의료인력 확충과 같은 근본적인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격의료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대표적인 의료민영화 정책으로 10년이 넘게 시범사업을 했지만, 안전과 효과를 증명해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키고, 거대 통신기업과 대형 병원에게는 큰 돈벌이 수단이 될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가 크다”며 “보건의료는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공공의 영역인 만큼 새로운 제도 도입은 신중해야 하고,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은 투명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비대면 의료체계가 감염병 시대에 불가피한 제도가 아닌, 원격의료 산업화를 통한 의료영리화를 추진하려는 물꼬라면 전 국민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