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대규모산업단지를 배후로 품고 있거나 주변에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들의 부동산시장이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산업단지 종사자 및 관련 업종 근로자 등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부동산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들은 부동산정책이나 부동산규제가 강화 되도 부동산시장이 쉽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실수요자 위주로 부동산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므로 주택수요가 꾸준해서다.
25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대규모 산업단지 광교테크노밸리를 품고 있는 광교신도시 아파트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4월까지 3년간 광교신도시 아파트가격은 지역별로 원천동 88.8%, 하동 65.5%, 이의동 54.9%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수원시 평균 아파트가격 상승률인 36.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방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덕연구단지와 대전1•2산단, 대전주변지역산단과 모두 가까운 대전 서구 둔산동 아파트가격은 2017년 이후 현재까지 59.3%(4월 기준) 올랐다. 대전시 평균 아파트가격의 상승률은 같은 기간 동안 둔산동의 약 절반수준(32.7%)에 머물렀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 아파트가격은 같은 기간 51.6% 상승했다. 성성동에 ‘천안레이크타운2차 푸르지오(2018년 입주)’ 전용 84A형은 지난해 5월 3억6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했으나 현재 1억7000만원 가량 올라 5억3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성성동 내에는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이 입주한 천안3일반산업단지가 있다. 이는 천안시 평균 아파트가격은 7.2% 오르는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분양시장에서도 대규모산업단지 주변에 공급되는 아파트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인천시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단지는 부평국가산단과 가까운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이다. 이 아파트는 1순위에서 53가구 모집에 1만3351명이 몰려 25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라온건설이 대구 달서구 진천동 일대에 짓는 초고층주상복합아파트 ‘월배 라온프라이빗 디엘’도 지난 4월에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여줬다. 이 아파트는 전체 공급물량의 85%가 중대형으로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에서 평균 1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대구시에서는 보기 드물게 펜트하우스가 6채나 공급됐지만 순위권 내에서 모두 청약접수를 마무리 지었다. 이 단지는 성서1·2·3·4단지와 모두 가깝다. 정당계약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실제 산업단지는 주변 지역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산단 주변은 출퇴근 인구를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으므로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주변에 도로 및 공원 등 기반시설도 다량으로 확충되면서 생활편의성이 증대되기도 한다. 또, 산업단지의 출퇴근 인구의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산단 주변 아파트가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주택가격이 요동치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 관계자는 “산업단지나 업무지구, 행정타운 등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고 있는 지역은 불황에 강하고 부동산시장 호황기 때엔 주변 시세를 견인하기도 한다”면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실수요자들이 바탕이 되는 지역의 아파트를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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