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 전교생이 2명인 섬마을 작은 학교가 나눔과 사랑으로 넘쳐나고 있다.
전남 신안의 외딴 섬 흑산초등학교 장도분교 전교생인 이승우(5년), 이승재(1년) 학생은 22일부터 마을 주민들에게 유정란을 무료로 나눠주는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형제는 부화기와 닭장을 직접 만들었고, 유정란을 부화해 병아리 4마리를 얻었다. 길고양이에게 갓 태어난 병아리를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형제의 정성을 먹고 자란 병아리는 어느새 어미 닭이 돼 달걀을 선물했다.
이후에도 부화를 계속해 현재는 어미 닭 암, 수 두 마리와 병아리 세 마리로 늘었다.
두 학생은 최근 ‘학급 회의’를 열었다. 항상 도움만 받는 어린 학생에서 마을에 도움이 되는 존재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유정란 나눔 프로젝트를 결정했다.
회의에서는 유정란을 얼마나 나눠줄 것인지, 나눠줄 장소는 어디로 할 것인지, 안내문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을 담임선생님과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나눔 첫날인 22일, 아이들은 주민들의 눈에 가장 잘 띨 것으로 보이는 장도습지 홍보관 앞에 달걀을 놓아두고, 주민들이 가져가도록 했다.
안내문도 내 걸었다. “싱싱한 공짜 달걀 나눠드려요. 항상 받기만 해서 죄송했어요. 이번에 저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며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
첫날, 달걀 19개 중 16개가 주민들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승우 학생은 “마을 어른들이 달걀을 많이 가져가 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달걀을 더 많이 나눠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은 달걀을 주민들과 나누고, 여유가 생긴다면 유정란과 병아리를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장도마을 김창식 이장은 “작은 것도 나누려는 아이들의 마음이 참 예쁘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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