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나운서 / 오늘은 K팝의 새 역사를 쓴 그룹 방탄소년단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달 초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한국 가수 최초의 기록이라고요?
이은호 기자 / 그렇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8월 21일 공개한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9월1일 발표된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전까지 한국 가수의 핫100 최고 기록은 2012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습니다.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지만 정상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었죠. 그런데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핫100 1위를 달성하면서, 팀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동시에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핫100 1위, 정말 대단한데요, 핫100 차트의 순위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이은호 기자 / 핫100은 개별 음원의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를 종합해 순위를 매깁니다.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이번 신곡은 발매 첫 주 미국에서 3390만 회 스트리밍되고 30만 건의 음원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특히 라디오 방송 횟수가 이전 곡에 비해 확연히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미국 내 160여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는 방탄소년단 자체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음원 스트리밍 실적과 판매량, 그리고 라디오 방송 횟수를 종합한 핫100 차트. 외국 가수에겐 유독 진입장벽이 높았다고 하던데요?
이은호 기자 / 그렇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라디오는 상당히 보수적인 매체여서, 트렌디한
음악이나 외국 음악보다는 자국에서 발표된 노래들을 좀 더 자주 방송하는 편인데요. 그간 방탄소년단이 아미라는 엄청난 팬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싱글 차트 순위가 앨범 차트에 비해 낮았던 이유가, 바로 라디오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고요. 싸이의 ‘강남스타일’ 역시 라디오 방송을 많이 타지 못했기 때문에 빌보드에서 1위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때문에 미국 내 팬덤 아미가 자발적으로 라디오 리퀘스트 운동을 펼치기도 했죠?
이은호 기자 / 네. 그로 인해 라디오 방송 횟수가 급증했고, 핫100 1위 달성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여러 평론가들은 “빌보드 차트의 선정 기준 중 라디오 방송횟수는 미국에서 각 지역 아미들이 연합해 4년여간 직접 라디오에 리퀘스트 운동을 벌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덕분인지 이번 ‘다이너마이트’는 미국의 라디오 방송에서도 비교적 자주 흘러나왔다고 해요. 이렇게 다이너마이트가 대중적인 폭발력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요?
이은호 기자 /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는 노래 전체가 영어 가사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글로벌 팬들이 한층 쉽게 들으며 공감할 수 있었고요, 라디오라는 장벽을 넘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영어 가사 덕분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두 번째는 디스코라는 장르에 있는데. 최근 방탄소년단 뿐만 아니라, 위켄드라던지 레이디 가가 같은 유명 팝가수들도 7,80년대 풍의 디스코 음악을 갖고 나와서 인기를 누렸거든요. 미국인들에게 디스코가 상당히 친숙하고도 흥을 유발하는 장르인데, 방탄소년단이 이 점을 잘 파고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노래라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히는데. 그동안 앨범 단위로 묵직한 세계관을 전해온 노래들과 달리, 이번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의 서사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훨씬 대중적으로 소구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영어 가사, 디스코풍 음악, 가벼운 메시지 같은 요소가 어우러져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라는 성과를 거두게 된 건데... 방탄소년단이 영어로 노래를 만든 것도 핫100 차트를 겨냥한 전력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은호 기자 / 멤버들은 영어 가사를 쓴 이유에 대해 “노래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작곡가에게 이곡을 처음 받았을 때 영어 가사가 붙어 있었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영어 가사를 쓰게 됐다는 건데. 슈가의 경우, 핫100을 노리고 만든 노래가 아니라, 코로나 시국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주고 싶어서 만들게 된 곡이라고 덧붙여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사람들에게 기운을 불어넣고 싶어 만든 노래로 핫100 1위라는 성과를 거둔 거군요. 그렇다면 이번 성과에 대한 외신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은호 기자 / BTS의 '핫100' 1위 등극을 알린 빌보드는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고 있다며 "7인조 한국 그룹이 첫 영어 싱글로 핫 100 차트를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롤링스톤은 BTS가 핫 100 차트 1위로 당당히 정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고, 로이터 통신은 BTS가 정상에 오르며 으르렁거리고 있다고 묘사했고요 로이터통신은 BTS 음악의 성공 비결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긍정적인 메시지, 전 세계에 걸친 압도적인 팬덤을 꼽았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게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분석입니다.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이 팝 슈퍼스타로서 마지막 남은 경계를 뛰어넘었다”라며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은 서양 음악 청취자들이 비서구권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해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과 다름없다"고 극찬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방탄소년단의 핫100 1위가 서구 음악 시장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무슨 의미인가요?
이은호 기자 / 쉽게 말해 방탄소년단이 서구 음악 시장에서 성공하게 된 방식이 상당히 예외적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서구 음악 시장의 주류라고 하면, 다들 영미권 가수의 음악을 떠올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온 가수인데다가, 이들이 미국에 진출하게 된 것도 현지 음악 산업 시스템을 통해서가 아니라, 팬들에 의해 강제진출한 경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이룬 성과들이 팝의 역사에서도 특기할 만한 케이스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방탄소년단이 이제 미국 대중음악계의 주류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이은호 기자 / 물론입니다. 이전에도 방탄소년단은 꾸준히 핫100 상위권에 진입을 해왔고, 또 빌보드의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도 4번이나 1위를 했으니까요. 팬덤 규모 또한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방탄소년단이 미국 음악 시장을 전복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요, 자 이제 멤버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볼까 해요.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소감부터 들어볼까요.
이은호 기자 / 네. 멤버들 모두 “꿈인지 현실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아미 덕분이다. 아미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RM은 차트 발표 직후 멤버들 중 가장 먼저 순위를 확인했다고 하는데, 자신이 기여한 몫은 아주 작을 뿐 멤버들, 스태프들, 작곡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침착하게 자신의 맡은 바 일을 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국은 순위 발표 당일, 그러니까 9월 1일이 생일었다고 하는데, 너무 큰 선물을 받은 거 같아 기분 좋다면서, 태어나길 잘한 거 같다, 부모님께 감사하다 라고 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특히 지민은 핫100 순위가 공개된 이후 SNS를 통해 “계속 눈물이 난다”라고 말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은호 기자 / 네. 지민은 순위를 확인하고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계속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해왔던 모든 것들이 인정받고 보상받는 느낌이 들어서 눈물이 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이너마이트는 영국 출신 뮤지션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가 공동 작사·작곡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다이너마이트의 작곡가 역시 이번 성공을 멤버들의 공으로 돌렸다고요.
이은호 기자 / 네. '다이너마이트' 작곡가는 엉뚱하면서도 생기발랄한 캐릭터를 가진 멤버들이 한 몸이 돼 곡을 훌륭히 소화해냈다며 멤버들의 능력을 높이 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방탄소년단 하면 팬덤 아미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어요. 이번에도 핫100 1위 달성 이후 남다른 팬 사랑을 보여줬다고요.
이은호 기자 / 네. 방탄소년단은 핫100 순위가 발표된 9월 1일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에도 글을 남기고, 또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팀의 맏형인 진은 “방탄소년단에게 아미는 좋은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알리고 싶고, 슬픈 일이 있으면 숨기고 싶은, 늘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좋은 마음만 공유하고 싶은 존재다. 앞으로도 아미의 행복을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라면서 아미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그런데 사실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만 인기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이너마이트’의 해외 반응은 어떤가요.
이은호 기자 / 빌보드와 함께 팝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차트가 영국의 오피셜 차트인데요.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첫주에 영국 오피셜 차트에 3위로 진입했고, 이것도 방탄소년단의 자체 최고 기록입니다. 한국 가수 가운데선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인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012년 당시 1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빌보드 핫100 1위, 영국 오피셜 차트 3위, 다시 들어도 정말 대단한 기록인 것 같습니다. 음원 순위와 유튜브 조회수도 기록을 돌파했죠?
이은호 기자 /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직후 전 세계 104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올랐고,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톱 50’ 차트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또 뮤직비디오는 하루 만에 1억110만 뷰를 돌파해 유튜브 뮤직비디오 사상 24시간 내 최다 조회 수 기록을 세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한국 가수 최초의 기록을 연달아 써내려가고 있는 방탄소년단,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도 궁금한데요.
이은호 기자 / 네. 방탄소년단의 앞날을 잘 예측한다고 해서 팬들 사이에선 ‘민스트라다무스’라고도 불리는 슈가는 미국의 저명한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으로 무대를 펼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시상식 가운데서도 특히나 보수적이어서 비영어권 가수들이 수상한 사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데요.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초 그래미 어워즈에 시상자로 등장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미국 힙합 가수 릴 나스 엑스와 합동 무대를 펼친 바 있죠. RM 역시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를 하고 싶고, 후보로도 지명되고 싶고, 상까지도 받고 싶다면서, 언제나 방탄소년단답게 활동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방탄소년단이 2년 연속 그래미의 부름을 받았던 만큼, 노미네이션이나 나아가 수상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은호 기자 / 네. 해외 매체들도 방탄소년단이 베스트 팝 듀오/그룹 부문이나 심지어 베스트 앨범상 후보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빌보드는 차기 그래미 어워즈 후보 가능성이 있는 18팀 중 하나로 방탄소년단을 꼽으며 '다이너마이트'가 후보에 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고요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경우, 그래미 후보 지명을 앞두고, 가수들의 노미네이션 가능성을 크게 ‘거의 확실’ ‘가능함’ ‘다소 도전적임’으로 나누어서 예측한 바 있는데, 당시 방탄소년단의 베스트 앨범 노미네이션을 ‘가능함’, 그러니까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외신들도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하니, 내년 그래미 어워즈가 더욱 기대됩니다. 자, 그러면 방탄소년단의 근황도 좀 살펴볼까요.
이은호 기자 / 네. 방탄소년단은 핫100 정상 달성 이후인 9월 10일 미국 NBC 방송사의 투데이 시티 뮤직 시리즈에 출연했고 17일에는 NCT 아메라킨 갓 탤런트에도 등장했습니다. 19일에는 아이하트 라디오 뮤직페스티벌에서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선보였고요, 26일에는 ‘다이너마이트’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추가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새 앨범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이은호 기자 /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올해 4분기, 그러니까 10월에서 12월 사이에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또 10월 10∼11일에는 ‘맵 오브 더 소울 원’이라는 제목으로 콘서트도 여는데요. 애초 온라인과 오프라인 콘서트를 동시에 병행할 예정이었지만 8월 중순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 향후 변동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전세계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만든 노래라고 하죠. BTS의 바람처럼, 이번 음악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라겠습니다.
이은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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