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최고금리 인하에 일본계 금융, 한국 시장 철수하나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일본계 금융, 한국 시장 철수하나

산와·조이크레디트대부 ‘개점 휴업’
SBI·JT저축은행 철수설 ‘일축’…“생각보다 큰 타격 아니다”

기사승인 2020-11-25 06:10:02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중·저신용 서민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는 2금융권의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2금융권에 진출한 일본계 금융사가 이번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한국서 철수하게 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 법정최고금리가 일본과 동일해져 소액금융(마이크로크래딧) 등 대출 시장의 매력이 예전만큼 크지 않아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내린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인하 시기는 내년 하반기이며, 금융위원회는 금리인하로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신용 서민들을 위해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금융권 및 대부금융,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법정최고금리 인하가 서민금융 축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본계 자금의 철수로 서민금융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 지난 2006년 법정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된 직후 일본의 금융업체들은 자국 영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넘어와 영업을 진행한 바 있는데, 한국서도 법정최고금리가 20%로 내려갈 경우 앞서 일본의 선례처럼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산와머니는 지난해 3월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일본계 대부업체, 사실상 ‘휴업’…“언제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아”

현재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일본계 대부업체는 산와머니와 조이크레디트대부 두 업체가 있다. 해당 대부업체들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각각 1위, 5위인 업체들이다.

하지만 두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전부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상태다. 산와머니의 경우 지난해 3월1일자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으며, 조이크레디트대부도 마찬가지로 올해 1월1일부터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업체 모두 현재까지는 사업 철수까지는 진행하지 않고 채권회수만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여신사업을 진행하는 금융사가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채권회수만 하는 것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것과 같은 상황이다 보니 대부업계에서는 두 일본계 금융의 철수는 기정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산와머니의 직원이 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재는 80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이크레디트대부도 신규대출 중단을 진행하면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현재 100여명의 직원만 남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업체 모두 철수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수순을 보면 언제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본계 대부 상위권 업체들이 대출을 중단한 만큼 저신용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 이탈 현상도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국내 철수설을 일축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타격이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 타격 ‘제한적’…일본계 저축은행 철수설 ‘일축’

저축은행업권에서도 일본계 금융사들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산순위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과 10위권 이내에 드는 J트러스트 계열 저축은행들이다. 다만 두 업체 모두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국내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일본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 법정최고금리 24%에 해당되는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특히 SBI, JT 두 일본계 저축은행의 경우 중금리대출이 개인신용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국내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SBI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10월 기준 금리 연 18% 이하의 신용대출 비중이 전체 신용대출의 70%에 달했으며, JT저축은행의 경우 93.6%를 20% 이하의 금리로 대출을 진행하고 있었다.

다만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고금리 대출을 줄이고,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낮추더라도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각사별로 방향을 정하겠지만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다만 고금리 개인신용대출 축소에 따라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탈현상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저신용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이탈 현상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정부가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진행하면서 정책자금의 확대를 약속했지만. 정책자금만으로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하는 금융소외자들을 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은행이나 저축은행이 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가능성은 낮은 만큼 조달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기존 대부업체들이 신규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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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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