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최근 금융권에서 기존에 찾아보기 힘든 단어들이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ESG’라는 단어죠. 뉴스 기사를 살펴보면 ‘ESG 경영’을 선포한다던지, ‘ESG 채권’을 발행한다는 식으로요.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따와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기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을 평가할때는 당기순이익과 같은 실적 등 ‘재무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평가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세계화와 함께 새로운 문제로 대두된 지구온난화나 환경파괴 등 인류 전체가 고민해야 할 사항들이 점점 생겨났고,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졌습니다.
이같은 사회변화에 맞춰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이전의 전통적 방식과 다르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평가하겠다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최근 서구권의 많은 금융기관들은 ESG를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기업의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기업이 ESG에 소홀한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면 그 기업에게 대출이나 투자를 안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올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미국 블랙록은 “투자 결정을 할 때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성을 핵심 지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추진사안인 ‘그린뉴딜 사업’이나 ‘탄소중립 선언’들도 국가 차원에서 ESG 국정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국가 차원에서 ESG를 강조하다 보니 금융권에서도 너도나도 ESG 경영을 선포·동참하고 있습니다.
금융사가 진행하는 ESG 경영의 예시를 들어보자면, 보험업계의 선두주자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탈석탄 정책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및 융자를 포함해 해당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죠.
금융그룹 차원에서도 ESG 선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신한금융은 지난 17일 진행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ESG경영 가속화를 위한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올해가 지나 내년에도 금융사들의 ESG 경영 동참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ESG라는 트랜드가 과연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우려사항도 있습니다. 최근 펀드 시장에는 ESG 상품이 말 그대로 ‘봇물 터지듯’ 출시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유행에 편승해 무늬만 ESG인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자칫하면 ESG라는 훌륭한 의미가 꼼수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처럼 여러 말이 나오고 있는 ESG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 만큼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또한 기업들 뿐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도 환경을 고려하는 ‘착한 소비’, 셀프 ESG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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