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정효근은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 4라운드 맞대결에서 24분38초 동안 뛰며 7득점 7리바운드 4블록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가운데 전자랜드는 KGC를 79대 61로 꺾고 단독 5위에 올랐다.
경기 후 정효근은 “졌다면, 지옥의 휴식기가 됐을텐데 좋은 경기력으로 이겨서 행복한 브레이크가 될 것 같다”라고 웃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2018~2019시즌을 끝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그는 지난 11일 전역했다. 미복귀 전역으로 약 10일 가까이 먼저 부대를 떠난 그는 곧바로 팀에 합류해 훈련을 진행했다.
정효근은 “주위에서 부담을 많이 줬다. 경기에 출전했을 때 부담도 많고 긴장도 됐다. 그래도 코트를 밟는 순간 긴장이 사라졌다. 즐겁게 경기를 했다”고 오랜만에 경기를 뛴 소감도 더했다.
이번 상무에서 전역한 선수 중 정효근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언론과 팀, 팬분들까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잘해주셨다. 잘해주셔서 감사함도 있었지만 부담도 컸다. 오늘 경기에 들어가서 망신만 당하지 말자가 목표였다. 사람들의 기대가 커서 당장 경기를 뛰기보단 준비를 더해도 모자르다는 생각이었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날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코트를 밟은 정효근은 크리스 맥컬러의 레이업을 블록한 뒤 곧바로 3점슛을 성공했다. 이후에도 KGC의 공격을 연달아 막아내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물 흐르듯 농구를 하려했다. 내가 승부처에 공을 가족 있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제일 잘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 경기를 이기게 만들고 싶었다"라며 "이번 경기 득점이 7득점인데 10~20점을 넣어도 지면 인터뷰실에 들어갈수 없다. 득점이 적더라도 항상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효근은 끝까지 코트에 서있지 못했다.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교체 아웃됐다. 그는 “원래 햄스트링이 안 좋았다. 조급해져서 과하게 운동을 하다 다리에 알이 뱄다. 파울이 계속 나오니 시간이 너무 안 갔다. 그래서 교체 사인을 보냈다”라고 했다.
약 1년6개월 동안 상무에서 전자랜드를 지켜본 정효근은 전자랜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리바운드를 꼽았다.
그는 “가장 큰 문제점이 리바운드였다. 리바운드를 빼앗기니 속공을 내주거나, 공격 리바운드를 뺏기면서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주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체력적으로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리바운드 싸움에서 대등하게 가는 게 중요하다. 나 말고도 득점을 해줄 선수는 많다”고 강조했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윤덕규가 채치수에게 건낸 조언이 오버랩될 정도였다.
이어 “자신 있는 건 미스매치에 의한 포스트업이다. 다방면으로 자신 있지만, 하나의 플레이에 얽매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팀에 잘 하는 선수가 많고 유망한 선수가 많다”며 “우리가 조합만 잘 되면 성적을 낼 것 같다. 우리 팀 샐러리캡(팀 연봉 상한선)이 60%지만 실력은 최하위가 아니다. 이번 경기에서 성곤이가 스몰포워드로 나와서 내가 포스트업을 하지 못하게 했다. 여기에 트랩 수비가 들어오다 보니 버벅 거렸다. 그 부분만 보완하면 강팀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효근은 상무에서 군 생활을 하며 늘은 것을 대해 판단력을 꼽았다. 그는 “경기 상황을 판단하고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에 보는 눈이 올라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국가대표에서 활동하면서 올라갔었는데, 상무에서도 보는 눈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정효근에게 다방면적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정효근은 “고교 시절에는 가드를 맡아서 2대2는 자신이 있다. 그래도 (김)낙현이가 잘해주고 있어서 굳이 내가 2대2 공격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기회는 되면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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