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는 지난해 12월 K리그2(2부리그)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경남FC를 제치고 K리그1에 승격했다. 수원 삼성에 이어 K리그1에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팀이 늘어나면서 치열한 지역 더비가 예상된다.
차기 시즌을 앞두고 두 팀의 이적 시장 행보는 전혀 다르다. 수원FC는 대대적인 보강을 하며 전력을 끌어올리는 반면, 수원 삼성은 조용히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다.
수원FC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는 팀 중 한 팀이다.
수원FC는 지난 2015년 창단 후 처음으로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16년 리그 최하위에 머물며 한 시즌 만에 강등됐다. 얇은 선수층이 수원FC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4시즌을 2부리그에서 보냈다.
5년 만에 K리그1 무대를 밟은 수원FC는 전력 강화를 위해 폭풍 영입에 나서고 있다. 13일 기준으로 수원FC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영입한 선수는 무려 13명이다.
수원FC가 지난 시즌 K리그2(2부리그)에서 전체 2위를 차지한 이유는 화끈한 공격력 덕분이었다. 수원FC는 지난 시즌 K리그2 최다 득점 팀이었다. 이 가운데 안병준과 마사는 수원FC의 핵심이었다. 안병준은 지난 시즌 21골 4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2 득점왕에 올랐고, 마사 역시 10골 4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수원FC는 지난해 계약 종료가 임박된 안병준과 마사를 과감히 포기하고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수원FC는 안영준을 내주는 대신 강원FC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영재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가장 약점으로 꼽힌 2선 보강에 힘을 썼다.
이후 수원FC는 강력한 공격진을 만들어갔다. 경험이 풍부한 공격수들을 데려오면서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K리그 통산 393골 34도움을 기록한 베테랑 스트라이커 양동현을 성남FC로부터 영입했다. 또한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공격수’ 김승준을 데려왔다. 또한 발 빠른 윙어 김호남도 품는 데 성공했다.
안병준-마사에 집중된 지난해와 달리 다채롭게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공격에 다양성을 불어넣은 수원FC다. 다른 팀과 비교해봐도 경쟁력이 충분해 보인다.
수원FC가 공격보다 더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수비다. 2016년 가장 큰 실패를 본 부분이 수비였다. 지난 시즌에도 실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수비진의 실수가 잦았다.
수원FC는 국가대표팀 출신인 윤영선과 정동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울산 현대에서 주전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지만 여전히 경쟁력 높은 선수들이다. 다른 팀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베테랑 윙백 박주호의 영입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 현역 국가대표 센터백 박지수(광저우 헝다)가 임대로 영입될 예정이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다음 시즌 '통곡의 벽'을 완성한 수원FC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추후 진행될 예정이다.
수원FC는 벌써부터 타팀들의 경계 대상 1호로 부상하고 있다. 차기시즌 다크호스다.
수원FC의 이웃 수원 삼성은 다소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를 8위로 마치며 자존심을 구겼던 수원 삼성은 올 시즌 이적시장에서 많은 선수들을 영입할 거란 예상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잠잠하다.
오히려 선수단을 대거 정리했다. 수원 삼성은 현재 외국인 선수 포함 총 14명을 내보냈다. 한의권, 김종우, 이종성, 김준형, 김다솔 등 로테이션 멤버 외에도 팀의 핵심 선수인 타가트와도 이별을 고했다.
반면 영입은 소극적이다. 수원 삼성은 지난 12일 신인 선수 5명 콜업과 더불어 일본 J2리그(2부리그) 파지아노 오카야마에서 뛴 최정원을 영입한 게 전부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강원FC에서 활약한 제리치로 공격진을 보강해 타가트의 빈자리를 메울 예정이다. 지난 시즌 강원에서 부진했지만 여전히 리그 내 상위권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다만 추가적인 영입은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도 외부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보다 유망주 육성에 힘을 쓰는 모습이다. 새 선수 영입보단 기존 선수들과 조직력을 더하는 방식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2016년 ‘수원 더비’는 3승 1패로 수원 삼성의 압승을 기록했다. 당시 막강한 전력 속에 수원 삼성이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2021년의 ‘수원 더비’는 2016년과는 다른 모습이 될 확률이 농후하다. 과연 전력을 크게 끌어올린 수원FC가 앞설지,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수원 삼성이 앞설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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