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부상·선수단 분열 조짐… 토트넘 우승권서 멀어지나

케인 부상·선수단 분열 조짐… 토트넘 우승권서 멀어지나

기사승인 2021-01-29 17:16:41
경기 도중 부상을 입고 고통을 호소하는 해리 케인. 사진=로이터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토트넘 훗스퍼에 비상등이 켜졌다.

토트넘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1대 3으로 패배했다. 리버풀전 7연패에 빠졌다.

전반전 막바지 골을 허용한 토트넘은 이후 후반전에 2골을 헌납하면서 무너졌다.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후반 20분에 골을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무리였다.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손흥민이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손흥민이 탕귀 은돔벨레로부터 공을 받는 순간 상대 수비수 트렌트-알렉산더 아널드보다 미세하게 발이 앞선 것으로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손흥민의 득점 취소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주포’ 해리 케인의 부상이었다.

케인은 전반 12분 티아고 알칸타라와 공을 다투다 발목 부상을 입었다. 이후 전반은 끝까지 소화했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릭 라멜라와 교체되면서 벤치에 앉았다.

케인은 올 시즌 리그에서만 공격포인트 23개(12골 11도움)를 올린 토트넘의 핵심 자원이다. 특히 손흥민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서 케인이 교체되자 손흥민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케인의 교체와 이후 최전방에 배치됐지만,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과 함께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에게 향하는 패스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케인은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정확한 진단은 추가 검사 후 나오겠지만, 생각보다 발목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전이 끝난 뒤 조제 무리뉴 감독은 “케인이 향후 몇 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케인을 대체할 선수가 없는 것도 토트넘의 고민거리다. 스티븐 베르흐바인, 가레스 베일, 루카스 모우라, 라멜라 등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나머지 공격진이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사디오 마네(왼쪽)의 슈팅을 막는 세르주 오리에(오른쪽). 사진=로이터 연합
토트넘의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세르주 오리에는 선발 출장했으나 부진한 전반전을 보낸 뒤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교체된 뒤 후반전 벤치에 오리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리에는 교체 직후 경기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전반 막판 수비진의 실수로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하프타임 때 라커룸으로 들어간 오리에를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은 서로의 실수에 대해 날 선 대화를 주고받았다. 여기에 교체 사인까지 받자 오리에는 격분을 감추지 못하고 짐을 쌌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토트넘이다. 지난해 7월 에버턴과 리그 33라운드 경기 중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손흥민에게 달려오더니 손으로 밀치며 버럭 화를 냈다. 당시 요리스는 손흥민에게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했는데, 이에 손흥민도 물러서지 않고 대응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 리버풀전 라커룸 갈등에도 요리스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팀을 이끌어갈 주장과 팀원이 뜻을 모으지 못하면서 분열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영국 현지에서도 토트넘의 조직력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요리스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 부호를 붙이고 있다.

시즌 초반 거침없는 행보로 우승권 경쟁에 불을 붙였던 토트넘이지만 최근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리그 4경기 무래(2승 2무), 공식전 8경기 무패(6승 2무) 행진을 달리던 토트넘은 리버풀을 넘는 데 실패하며 리그 6위(승점 33점)에 머물렀다. 1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41점)와 승점은 8점이나 차이가 난다.

앞으로의 일정도 험난한 토트넘이다. 현재 4개 대회를 병행 중인 토트넘에게 2월 일정은 고난 그 자체다. 다음달 1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을 시작으로 첼시,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과 리그 맞대결을 벌인 뒤 11일에는 에버튼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16강)에서 격돌한다.

이후 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 뒤에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와 유로파리그 일정도 치러야 한다. 쉴 틈이 없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과 불안한 조직력 속에서 토트넘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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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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