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4분 조르지뉴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헌납하며 0대 1로 패했다.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은 조제 무리뉴 감독이다.
승점 33점(9승 6무 6패)에 그대로 머문 토트넘은 8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또 지난달 29일 리버풀전에 이어 안방에서 2연패를 당했다. 축구전문통계 옵타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이 홈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건 2000년 벤피카(포르투갈)에서 감독 경력을 시작한 이후 327번째 홈경기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무리뉴 2년차’ 매직도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부임 2년차에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해서 조제 무리뉴 감독에게 붙여진 수식어다.
2002-2003시즌 FC포르투 감독으로 재임 당시 리그, 컵대회, UEFA컵(현 UEFA 유로파리그)를 우승하면서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첼시를 자리를 옮긴 뒤 2년차 시즌인 2005~2006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무리뉴 2년차 마법은 이어졌다. 이탈리아 인터 밀란 2년차인 2009~2010시즌에는 리그,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트로피를 들어올려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레알 마드리드, 첼시에서도 각종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 토트넘은 무리뉴 2년차를 맞이해 거금을 쏟아부었다. 짠돌이 이미지가 강했던 토트넘은 세르히오 레길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맷 도허티, 조 하트, 베일 등을 영입했다. 총 5970만파운드(약 895원)을 지출하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시즌 초반에는 효과가 드러났다. 리그 개막 8경기에서 6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까지 잠시나마 오른 바 있다. 특히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앞세운 역습 축구로 EPL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토트넘도 주춤했다. 여기에 주포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답답한 수비축구도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를 강조하는 전술을 추구한다. 수비가 안정되야 공격을 시도한다. 공격수까지 수비진영까지 내려 수비에 힘을 쓴다. 문제는 수비 전술을 사용함에도 상대 공격에 번번이 뚫리고 있다. 또한 공격수가 상대 골문과 지나치게 멀어진다. 공격수들이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 득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수비를 강화하는 토트넘의 전술을 두고 일각에서는 ‘버스를 세운다’고 조롱을 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도 무리뉴의 전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리버풀의 전설적인 수비수이자 현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무리뉴는 축구를 죽이고 있다”라고 날선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무리뉴는 해리 케인과 손흥민에게 공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공격 전술이 없는 상황이다. 경기 중 공을 전진 시키는 상황에 대한 훈련이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무리뉴 경질설’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과 계약 기간은 2023년까지다. 토트넘 부임 이후 위기를 맞은 무리뉴 감독이 반전을 써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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